신평사 "코로나 사태 1년 넘어가면 8대 저축은행 적자 불가피"

입력 2020-08-21 14:06   수정 2020-08-2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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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신용평가사들이 저축은행 업계에 잇달아 경고음을 내고 있다.

코로나19가 내년까지 지속되면 상위권 대형 저축은행마저도 대거 적자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부실채권 비중도 치솟아 저축은행 구조조정 당시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차주 상환능력 악화...저축은행에 치명적
한국기업평가의 안태영 선임연구원은 14일 △코로나19 사태가 지금부터 잦아드는 경우와 △하반기까지 지속되다가 안정되는 경우 △코로나19 사태가 1년 뒤까지 지속되는 시나리오를 각각 분석해 그 전망을 내놨다.

개인 신용대출 위주 저축은행들의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것이 분석결과다.

개인 신용대출을 다루는 저축은행들은 대부분 자산 순위가 상위권이다. 상위권 8개 저축은행들의 개인 신용대출 비중은 전체 대출의 38%를 웃돈다.

분석결과 OK저축은행과 유진저축은행, 한국투자저축은행 등 4개 저축은행은 적자 전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ROA)은 지난해 1.7%에서 최악의 경우 -0.4%까지 급감하는 것으로 전망했다. 부실채권 비중으로 쓰이는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같은 기간 4.8%에서 7.3%로 치솟는 것으로 추산됐다. 저축은행 사태 이후 구조조정이 끝나가던 2015년부터 가장 높은 수치다.

보고서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할수록 차주의 채무상환능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은 더욱 타격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가로 원금 상환 유예 조치가 이뤄지면 일시에 연체채권이 급증하면서 더 큰 폭으로 수익성과 건전성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택담보대출이 많아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낮은 중소기업 대출도 수익성 급감을 피해갈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소기업대출 위주 저축은행 5개사의 ROA는 같은 기간 1.7%에서 0.6%로 3분의1 토막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3.5%에서 5.4%로 급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예상 외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담보대출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라며 “지방 저축은행은 부동산 담보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악재 겹치는 지방 저축은행
한국신용평가도 저축은행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새마을금고와 신협 등 상호금융권의 공세에 사업 전망이 계속 악화되는 추세다.

코로나19 때문에 실물경기의 침체가 나아질 가능성이 보이지 않아 상환능력이 부족한 차주들의 폐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부동산 담보도 지방에서는 부동산 가치가 떨어지는 곳이 많아 버티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예상이다.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지방 거점 소형 저축은행은 영업구역이 한정된 탓에 여러 지역에 걸쳐 다양한 차주로 부실 위험을 분산할 수 없다”며 “다중채무자의 연쇄 파산으로 겉잡을 수 없이 부실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최고이자율 인하에 따른 수익성 감소도 부정적인 변수다. 최근 여권에서 잇달아 내놓은 법안대로 최고이자율이 연 10%까지 떨어지면 대부분의 저축은행이 문을 닫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출금리 10% 미만 차주 비중은 전체 대출의 1% 이하가 대부분이다.

최고이자율을 20%로 인하하더라도 대출금리 20% 수준에서 적지 않은 수익을 거두는 개인 신용대출 위주 저축은행들은 수익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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