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하던 국내 증시가 조정에 돌입했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이 본격화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여파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는 만큼 당분간은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전주 대비 102.9포인트(4.27%) 급락한 2304.59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4.67% 급락했다.
미국 증시는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로 위축됐지만, 경기 지표 호조로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일주일간 거의 변화가 없었지만,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각각 0.72%, 2.65% 올랐다. S&P500 지수와 나스닥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번주(24~28일) 코스피지수는 2300선을 중심으로 등락이 예상된다. 코로나19 재확산과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미국의 추가 부양책 합의 가능성은 호재가 될 수 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22일 0시 기준 332명이 늘어 누적 1만7002명을 기록했다. 지난 15일 누적 확진자는 1만5039명이었지만, 일주일 만에 2000명 가까이 늘었다. 전문가들은 광화문 집회 2주 차가 되는 이번주가 코로나19 재유행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국내 증시는 코로나19 재유행에 대한 우려로 크게 하락했다"면서 "확산세가 계속될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할 수 있고, 그로 인한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가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추가 제재도 증시에 부정적인 요소다. 미국은 빠르면 이번주 홍콩의 특별 지위 박탈 관련 후속 조치를 발표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홍콩 대형은행 임원 제재, 미국 기업의 기술 수출 통제 등을 예상하고 있다.
반면 미국의 추가 부양책 합의 가능성은 증시에 긍정적인 부분이다. 미국 민주당은 주당 600달러 실업수당을 제공하는 내용을 포함한 3조달러(약 355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제시했지만, 공화당은 1조달러(약 1180조원)면 충분하다며 맞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극적으로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의장이 지난주 절반 규모의 부양책에 대해 공화당과 협의할 의사가 있다고 밝히면서다. 추가 부양책 합의가 이뤄지면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될 수 있다.
당분간 국내 증시는 변동성이 큰 장세가 계속될 수 있는 만큼, 코로나19 확산에 영향을 적게 받는 업종에 관심을 둬야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추가 부양책 합의 가능성은 상승 요인이지만 미중 갈등, 특히 코로나19 확산세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유행과 무관한 언택트, 경기 방어주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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