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관계자는 “불어나는 미지급 임금을 감당할 방안이 없다”며 “새 인수 후보자의 부담을 덜기 위해 정리해고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 협상을 고려해 정부에 유급휴직에 따른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하지 않았다.
사측은 지난 18일 조종사노조 및 근로자대표 등과의 면담에서 100% 재고용을 전제로 한 정리해고 방침을 설명했다. 이스타항공은 다음달 법정관리 신청을 목표로 두 곳과 매각 협상을 하고 있다. 법정관리 신청 이전에 회사를 매각하겠다는 방침이다. 새 주인을 찾지 못한 채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법원이 회생 대신 청산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이스타항공 노조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회사의 생존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100% 재고용 약속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대부분의 LCC는 지난 3월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했다. 지원 기간이 두 달 연장되면서 오는 11월까지 일단 시간을 번 셈이다. 항공업계에선 실업대란이 2개월 늦춰진 것일 뿐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대세다.
대부분의 LCC가 이미 현금이 바닥난 상황에서 정부 지원금이 끊기는 11월 이후에는 무급휴직 전환뿐 아니라 대규모 정리해고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화물사업 덕분에 올 2분기 흑자를 낸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달리 여객 수요 중심인 LCC는 국내선의 출혈 경쟁으로 적자폭이 더 커졌다. 더욱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LCC가 사활을 걸고 있는 국내선 수요마저 크게 위축될 수 있다. 한 LCC 관계자는 “제주 노선을 중심으로 이달 말과 다음달에 여행을 계획했던 승객들의 예약 취소가 급증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거래가 무산되면 산은은 ‘플랜B’(대안)를 가동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산은 등 채권단이 직접 관리할 가능성이 높다. 대우조선해양처럼 당분간 채권단관리체제를 유지하다가 시장 상황이 나아지면 재매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 관리가 시작되면 인력 구조조정이 뒤따를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이 화물영업 덕분에 ‘깜짝 실적’을 올리기는 했지만, 관건은 국제선 여객 수요 회복 여부다. 항공업계는 1~2년간은 코로나19 여파로 국제선 수요가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채권단관리에 들어간다는 전제하에 안전, 정비, 조종사 등 핵심 인력을 제외한 나머지 인력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