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지난 5월 PXG 측에 사후 서비스를 요구했지만, PXG로부터 한국여성소비자연합에 심의를 맡기겠다는 답을 받았다.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부터 가리겠다는 뜻이다. 그런데 의견서의 구입일란에 2019년 3월 대신 2018년 10월이 적혀 있었다. 김씨는 “구입일이 잘못됐다”며 PXG 측에 정정을 요구했다. PXG는 “(영수증이 없어) 구입일을 파악하기 힘들어 출고일 기준으로 심의를 맡겼다”며 “이후 소비자가 구매일을 고지했고 재심의를 신청했지만 소비자 과실로 나왔다”고 해명했다.
골퍼들 사이에 ‘핫템’으로 인기를 끌던 PXG어패럴(로저나인)이 이번엔 소비자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일부 고객은 ‘피해 소비자 모임’을 구성해 제품 하자를 놓고 집단 대응에 나섰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제품 하자 관련 분쟁이 생기면 심의 신청 때 ‘소비자가 제품을 구입한 날’을 기입하는 게 통상적인 절차다. 사용 기간에 따라 책임 소재를 따질 때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PXG 논리대로라면 어제 산 옷도 심의 땐 2년 전 옷으로 둔갑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고가 옷에서 물이 빠지는 것도 기가 막힌데, 꼼수를 써서 책임을 소비자에게 미루려는 PXG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여성소비자연합은 ‘착용과 취급 보관 시 수분, 생활 가스, 일광 등에 의한 탈변색으로 사용자 책임’이라는 심의 결과를 내놨다. 김씨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소비자를 ‘블랙컨슈머’로 몰아가는 상황”이라며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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