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기업들이 코로나를 잘 버티고 있다고?

입력 2020-08-23 14:17   수정 2020-08-23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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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국내 기업들의 매출이 소폭이나마 증가했지만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의 활약에 따른 착시현상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도체 업종만 빼고 계산하더라도 매출 감소폭이 상당하다는 지적이다. 하반기에도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수출 주력 업종 기업들로 구성된 협회들은 하반기 회원사들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4.2%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3일 수출 주력 업종 기업들이 소속된 협회들을 대상으로 상반기 실적과 하반기 전망을 조사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반도체),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자동차), 한국석유화학협회(석유화학),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조선),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디스플레이),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전자·IT) 등이 조사에 참여했다.

주력 업종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요 수출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것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표다. 문제는 반도체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데 있다. 반도체 업종을 빼고 계산하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줄었다.


주요 협회들은 하반기에도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줄어들고 수출액과 영업이익 감소폭도 각각 5.1%와 13.8%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6개 업종의 하반기 예상 수출액은 1138억달러로 작년 하반기 수출액 1195억달러보다 57억달러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주요 수출 기업들은 코로나19에 따른 어려움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가 지금 수준으로 지속된다고 가정했을 때 실적 반등 시점을 예상해 달라는 질문에 협회 두 곳은 ‘내년 2분기 이후’, 또다른 협회 두 곳은 ‘코로나19가 통제되기 전까지는 실적회복이 불가능’이라고 답했다. ‘내년 4분기 이후’, ‘예측 자체가 불가능’ 등의 답변도 나왔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코로나19에 따른 기업들의 타격이 예상보다 크다”며 “시설 투자, R&D(연구·개발) 투자 등 기업의 생산성 향상 노력에 대한 세제 혜택과 보조금 지원을 늘리는 등 정부의 선제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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