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법은 크게 부동산 실물에 직접 투자하거나, 부동산 펀드를 통해 간접 투자하는 방법으로 나뉜다. 그런데 부동산 펀드는 대부분 사모펀드여서 일반인이 투자하는 데 제약이 많다. 상장리츠는 누구든 손쉽게 부동산에 간접 투자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미국 상장리츠 시장은 2019년부터 더욱 커졌다. 금리 하락과 글로벌 대체투자 수요 확대가 겹쳤기 때문이다. 상장리츠 수는 현재 250여 개로 시가총액은 1조735억달러(약 1295조원) 수준이다. 올 들어서도 데이터센터, 통신 인프라, 헬스케어, 물류센터 등 새로운 부동산을 중심으로 시장이 더욱 활성화했다.
이에 반해 한국의 상장리츠는 아직 9개에 불과하다. 최근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자금이 정보기술(IT)과 바이오 부문에 편중되다 보니 상장리츠의 시가총액 비중은 전체의 0.1% 수준이다. 저성장과 저금리, 현금 흐름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지속될수록 상장리츠의 매력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공모리츠 시장에 투자하는 게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실물 부동산 투자는 현금화가 쉽지 않다. 상장리츠는 일반 주식처럼 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어 유동화가 쉽다. 리츠는 매년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한다. 상장리츠가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배당수익을 올릴 수 있는 ‘인컴(income)형 자산’으로 각광받는 이유다. 다만 상장리츠에 투자할 때는 담겨 있는 부동산의 입지와 임대차 조건을 잘 따져야 한다. 임대료 인상 계약과 중도 임차 해지 보증이 돼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공모 리츠에 투자할 때 세제 혜택도 있다. 5000만원 한도로 2021년까지 투자한 뒤 3년간 보유 후 매도하면 배당소득에 분리과세(세율 9%)가 적용된다. 국토교통부는 2018년 12월 ‘공모·상장리츠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개인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규제 환경을 개선하는 게 골자다. 앞으로 공모 자산운용사들도 공공시설 등 양질의 부동산을 담은 상장리츠를 속속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오경석 < 신한PWM 태평로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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