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일 강원 정선 하이원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정선포럼에 참석한 최문순 강원지사(64·사진)는 2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선포럼은 ‘환경 분야의 다보스포럼’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강원도와 강원국제회의센터가 공동주최한 정선포럼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그해 2월 처음 출범한 ‘평창포럼’을 확대·계승한 환경 포럼이다. 지난해까지 평창에서 열렸지만 올해부터 개최지가 정선으로 바뀌면서 포럼 명칭도 정선포럼으로 변경됐다. 올해엔 베스트셀러 《정의란 무엇인가》 저자인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 《총, 균, 쇠》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 UCLA 교수 등 세계 석학이 연사로 참여했다.
최 지사는 “정선은 1980년대만 해도 국내 석탄 생산량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환경오염의 근원인 곳이었다”며 “석탄 생산을 줄이고 친환경 도시로 거듭나려는 정선은 기후변화 등 지구의 미래를 논의하기에 가장 적합하고 상징적인 도시”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매년 정선에서 이 포럼을 개최하며 환경보호를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지사는 “최근 전국에 큰 피해를 남긴 폭우 역시 기후변화가 근본적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구 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대기 속 수증기량이 7% 늘어난다는 분석이 있다”며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탄소 배출을 줄이지 않으면 올해와 같은 물난리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강원도는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최 지사는 이날 인터뷰 자리에 국내 한 의류업체가 페트병을 재활용해 제작한 티셔츠를 입고 나왔다. 자신이 입은 티셔츠를 가리키던 그는 “페트병을 재활용한 옷은 페트병 소각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크게 줄일 수 있지만 일반 옷보다 생산비가 15%가량 더 든다”며 “지방자치단체마다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듯 강원도는 페트병 재활용 의류업체에 보조금을 지급해 탄소 배출 감축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액화수소 플랜트 건설 역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강원도가 심혈을 기울이는 사업이다. 최 지사는 “탄소를 내뿜지 않는 액화수소는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미래 에너지”라며 “내년 삼척에 짓기 시작하는 액화수소 생산 플랜트 등 수소산업 발전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퇴임 이후엔 감자농사를 짓고 싶다”고 밝힌 그는 이렇게 말했다. “강원도는 아직 석탄발전을 꽤 하고 있어요. 이걸 줄여가면서 푸르른 강원도를 지켜내고 싶습니다.”
정선=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