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불안한데…내달 수도권 입주 63% '뚝'

입력 2020-08-24 17:25   수정 2020-08-25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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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이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입주 물량은 이달의 40% 남짓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 등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으로 촉발된 전·월세난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입주 물량이 크게 줄면서 전세 품귀와 이사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다음달 수도권 입주 물량 63% 급감
24일 부동산 정보서비스업체 직방에 따르면 다음달 전국에서는 28개 단지, 2만7025가구가 준공된다. 이달(3만734가구)에 비해 12%가량 줄어든다.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입주 물량은 전체의 26%인 7132가구다. 이달(1만9357가구)보다 63% 가까이 감소한다.

수도권 중에서도 경기와 인천에서 입주 물량이 많이 줄어들 전망이다. 경기에서는 이달보다 78% 감소한 2522가구(4개 단지), 인천에서는 89% 급감한 341가구(1개 단지)가 다음달 입주를 앞두고 있다. 서울의 다음달 아파트 입주 물량은 이달(4662가구) 대비 8%가량 줄어든 4269가구다. 개포동 개포래미안포레스트(2296가구), 서초동 래미안리더스원(1317가구), 고덕동 고덕센트럴푸르지오(656가구) 등이 입주한다.

지방은 상대적으로 입주 물량이 넉넉한 편이다. 다음달 전국 입주 물량의 74%인 1만9893가구가 지방에서 준공되기 때문이다. 세종(3100가구) 전남(2664가구) 광주(2556가구) 등에서 대단지 입주 물량이 많다.

오는 10월에도 아파트 입주 물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직방 집계에 따르면 10월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3509가구로, 9월 예상치보다 50%가량 줄어든다. 수도권 입주 예정 물량은 7974가구로 비슷한 수준이다.
입주 물량 감소로 전세난 우려 커져
수도권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시행된 주택임대차보호법 여파로 전세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여기에 입주 물량 감소가 예상되면서 전세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새 아파트가 입주하면 지역의 전세 수급 안정에 도움이 되는 이전과는 다른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집값이 급등하고 집주인이 거주하려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새 아파트 전세가격이 주변 시장을 이끄는 기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현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다음달 입주 예정인 개포래미안포레스트 전용면적 59㎡ 전세 가격은 평균 10억원에 형성돼 있다. 2017년 9월 분양가(10억7100만~11억2900만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개포동 A공인 관계자는 “최근 주택임대차보호법 등이 시행되면서 직접 들어가 살겠다는 계약자가 많다”며 “대기 수요가 많아 나오는 전세는 바로 계약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래미안리더스원 전용 84㎡는 전세 가격이 13억~14억원 선이다. 서초동 C공인 관계자는 “지난달 12억원이던 전셋값이 입주가 가까워지면서 오르고 있다”고 했다. 고덕센트럴푸르지오 전용 59㎡ 전세 호가는 7억원으로 인근 기존 아파트보다 5000만원가량 높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다음달부터 가을 이사철이 본격화되는데 입주 물량이 줄고 임대차보호법이 시행돼 이사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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