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전세계 배당금 128조 증발…"올해는 배당주 투자 최악의 해"

입력 2020-08-24 10:30   수정 2020-08-24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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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기업들이 올해 2분기에 주주들에게 지급한 배당금 감소폭이 최근 10여년 동안 ‘최악’의 숫자를 기록했다. 올 2분기에만 배당금이 예년보다 1081억달러(약 128조6000억원) 줄어들면서 올해는 배당주 투자자들에게 가장 불리한 시기라는 예상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2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영국 자산운용사인 재너스 헨더슨(Janus Henderson)은 올 2분기 전세계 기업들의 배당금을 총 3822억달러로 집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1081억달러) 감소했다. 재너스 헨더슨에 따르면 2분기의 배당금 감소폭은 2009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크다. 배당금 액수로는 2012년 이후 가장 적은 액수(매년 2분기 기준)다.

2분기 배당금이 급감한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다. 코로나19로 전세계 기업들은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배당을 줄였다. 또한 전통적으로 후하게 배당했던 정유기업들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배당금을 대폭 삭감했다. 구제금융 등을 받는 기업들 역시 정부 지원의 대가로 배당성향 축소 등을 이행해야 했다.

재너스 헨더슨은 올해 배당금이 지난해보다 19~25%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올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배당금을 목적으로 한 투자를 하기에는 최악의 시기라고 평가했다. 재너스 헨더슨은 앞으로 배당금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려면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지역별로는 북미를 제외한 전세계에서 배당금이 줄었다. 북미지역의 경우 캐나다 기업들이 배당을 활발하게 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영국과 유럽 기업들의 배당금 삭감폭이 가장 컸다. 영국 기업들의 2분기 배당금 총액은 156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340억달러)의 ‘반토막’ 수준이었다. 지난해 2분기에 384억달러를 배당했던 프랑스 역시 이번 2분기에는 133억달러를 지급하는데 그쳤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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