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V 지붕 위의 융기, 왜 있을까?

입력 2020-08-26 08:00   수정 2020-09-20 15:26


 -강성 확보 위한 설계, 소음·진동도 줄일 수 있어

 SUV나 미니밴 등의 지붕을 자세히 보면 차체 앞뒤를 따라 1~2㎝ 높이로 몇 가닥의 기다란 융기가 있다. 선루프가 있어도 나머지 부분에는 솟아 올라 있다. 정확한 용어로는 '루프 패널 비드(Roof Panel Bead)'로 부르는데, 대체 역할이 무엇일까. 


 26일 업계에 따르면 루프 패널 비드의 가장 큰 기능은 강성 확보다. RV는 차체가 커서 세단에 비해 지붕이 넓고 평평하다. 따라서 인장, 굽힘, 비틀림 등 외부 힘에 저항할 수 있는 응력 확보가 상대적으로 어렵다. 지붕 패널 한가운데를 구부린 형태로 만들면 응력을 키울 수 있는데, 일종의 뼈대 역할을 하는 장치를 프레스 작업만으로 추가하는 셈이다. 이 경우 패널을 더 두껍게 제작하거나 별도 구조물을 덧대지 않아도 충분히 강성을 확보할 수 있다. 또 지붕 자체의 무게뿐 아니라 루프 랙 등에 가해지는 하중을 지탱하는 데도 한 몫한다.

 지붕의 응력을 높이면 고속주행 시 지붕 패널의 펄럭임도 막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작동중인 선풍기 앞에서 종이를 수평으로 고정시키면 심하게 요동치게 된다. 그러나 종이를 바람의 방향에 따라 몇 번 접었을 경우엔 안정적으로 고정되는 걸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공기 흐름으로 인한 소음·진동 발생을 차단할 수 있다.

 지붕의 융기는 공력성능과도 무관하지 않다. 고성능차의 리어 디퓨저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리어 디퓨저는 주행 시 차체 아래로 흐르는 공기 흐름을 여러 돌기를 통해 안정적으로 잡아 주행안정성을 높인다. 그러나 지붕의 높이를 감안할 때 효과는 미미하다.


 금형업계 관계자는 "융기는 구조 개선을 통해 원가를 줄이고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간단하지만 강력한 수단"이라며 "이 형태는 지붕뿐 아니라 캐릭터라인, 차의 골격을 이루는 내부 강판 등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차체 지붕에 파노라마 선루프 등의 품목을 적용하면 차체 강성은 떨어진다. 지붕을 지지하는 패널이 선루프 면적만큼 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완성차업체는 선루프 적용 시 별도의 구조물을 덧대고 있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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