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알짜 '기내식' 눈물의 세일…9900억에 팔았다

입력 2020-08-25 17:20   수정 2020-08-25 20:30



대한항공이 ‘알짜배기’ 사업인 기내식·기내면세점 사업을 9906억원에 매각하기로 확정했다. 지난달 유상증자를 통해 1조1270억원을 확보한 데 이어 기내식 사업 매각까지 성공하면서 자금난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본지 7월 7일자 A1, 5면 참조

대한항공은 국내 2위 사모펀드(PEF)인 한앤컴퍼니와 25일 기내식기판(기내식, 기내면세점 등) 사업본부를 9906억원에 매각하는 내용을 담은 영업양수도계약(SPA)을 맺었다. 앞서 대한항공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관련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7일 한앤컴퍼니에 배타적 협상권을 부여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세부 실사 및 협의 과정을 거쳤다.

대한항공은 한앤컴퍼니가 새로 설립하는 법인인 ‘한앤코18호 유한회사’에 사업을 양도하게 된다. 대한항공은 기내식 및 기내면세품의 안정적 공급과 양질의 서비스 제공을 위해 신설법인 지분 20%를 취득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거래종결일 전 신설법인과 기내식 공급계약 및 기내면세품 판매계약도 맺기로 했다. 거래 종결까지 2~3개월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1조127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성공한 데 이어 이번 매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채권단이 4월 1조2000억원의 자금지원과 함께 제시한 ‘2조원 자구안 마련’ 조건을 조기에 충족하게 됐다.

대한항공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윌셔그랜드센터의 리파이낸싱(자금재조달)을 놓고 투자자와 협의를 벌이고 있다. 담보 대출금액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시장에선 3000억원가량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왕산레저개발 지분의 연내 매각도 진행 중이다. 대한항공이 채권단 요구를 조기에 충족하면서 일각에서 거론되던 항공기 MRO(유지·정비·보수) 매각 등 추가적인 핵심 사업의 재편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서울시와 갈등을 빚고 있는 종로구 송현동 부지 매각 여부가 최대 관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연내 송현동 부지 매각을 통해 5000억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지난달 초 매각금액 및 지급 시점을 논의하기 위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게 대면협상을 제안했지만 박 시장이 숨지면서 양측의 협상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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