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금융위원회가 공매도 금지를 6개월 연장하는 쪽으로 준비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며 “이르면 이번주 발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매도 금지 연장을 위해선 금융위 의결이 필요하다. 금융위는 26일 정례회의를 열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설사 정례회의에서 공매도 안건을 다루지 않더라도 이후 임시회의를 열어 처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금융위는 공매도 금지 연장을 모든 종목에 일률적으로 적용할지, 일정 요건을 갖춘 일부 종목에만 적용할지 등을 두고 고심을 거듭해왔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2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공매도 금지를 단계적으로 연장하는 등 여러 가지 방안을 놓고 논의하고 있다”며 “시간으로 단계가 있을 수 있고, 시장으로 단계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선 금융위가 공매도 금지와 관련한 ‘출구전략’으로 단계적·부분적 해제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정치권과 금융감독원 등에서 제기해온 ‘홍콩식 공매도 가능 종목 지정제’가 대표적이다.
현재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국은 모든 종목에 공매도를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홍콩은 1994년부터 시가총액 등 일정 요건을 갖춘 종목만 공매도가 가능하도록 했다. 시가총액이 30억홍콩달러(약 4500억원) 이상이면서 12개월간 회전율(거래대금/시가총액)이 60% 이상인 종목이 대상이다. 작년 10월 기준 2439개 종목 중 712개 종목(29.2%)이 공매도 가능 종목으로 지정돼 있다.
공매도 가능 종목 지정제는 종목마다 투자자별 거래 비중이 다르다 보니 공매도가 미치는 파급효과도 차이가 날 것이란 판단에 근거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소형주(시가총액 301위~)는 거래대금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90%가 넘지만 중형주(101~300위)는 62%, 대형주(1~100위)는 38%로 시가총액이 클수록 점차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코스닥시장 전체로는 개인 비중이 85% 정도로 높았다.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공매도 가능 종목을 대형주 위주로 구성된 코스피200지수 편입종목으로 제한하는 법안을 조만간 발의할 예정이다.
다만 금융위는 일부 정치권에서 주장하고 있는 공매도 폐지(전면 금지)에는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김태흠 미래통합당 의원은 지난 6월 공매도 폐지를 골자로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에 기업의 재무상황 등에 대한 부정적 정보가 가격에 적시에 반영되지 못해 투자자 손실이 증폭될 우려, 선진시장에서 허용되는 공매도를 금지할 경우 외국인 자금 이탈을 초래할 가능성 등을 담은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을 고려해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금지했지만 아예 폐지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