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도가 화웨이, ZTE 등 중국 기업들의 통신장비를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고 25일 보도했다. 이미 인도 통신부는 5세대(5G) 이동통신 사업에 참여할 기업 후보군에서 화웨이를 제외했다. 인도의 한 고위관료는 FT와의 인터뷰에서 “대규모 통신 사업에서는 중국 외 국가의 기업을 우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인도는 가입자 규모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이동통신 시장이다. 화웨이가 인도 통신장비 시장에서 3강을 이루고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시장 퇴출은 뼈아플 수 있다. 반면 화웨이 퇴출로 삼성전자를 비롯해 노키아, 에릭슨 등 라이벌 기업들에는 새로운 기회가 열릴 전망이다.
인도 정부는 중국의 거센 항의를 의식해 화웨이 퇴출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하지만 현지 통신업계는 인도 정부의 화웨이 보이콧 의지가 충분히 전달되면서 기업들이 발빠르게 화웨이를 ‘손절’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화웨이와 거래했던 인도 통신사 바티에어텔은 최근 미국 이동통신사 버라이즌과 손잡았다. 인도 국영 통신사 BSNL도 화웨이와 사업 관계를 정리했다.
인도와 중국의 관계는 지난 6월 국경 분쟁 이후 악화돼왔다. 인도는 앞서 국가보안 문제를 들며 동영상 공유 앱 틱톡을 비롯한 중국산 앱 금지령을 내렸다.
미국 정부의 화웨이 압박도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미 상무부는 최근 미국산 기술과 장비를 활용해 개발한 반도체를 화웨이에 팔지 못하도록 하는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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