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트시큐리티는 공격의 배후로 북한 정부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추정되는 해커 조직 ‘탈륨’을 지목했다. 피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조직이 쓰는 IP 주소가 발견됐다. 탈륨은 대북단체뿐만 아니라 북한 연구자, 탈북민 등 북한 관련 개인 및 단체를 집중 공격하고 있는 조직이다. 지난 12일에는 북한 전문 취재기자를 상대로 한 공격이 발견되기도 했다. 네이버 이메일의 로그인 화면을 위장한 사이트를 활용했다.
북한은 과거 한글과컴퓨터 문서(hwp 파일)의 취약점을 활용한 해킹 공격을 주로 해왔다. 그러나 최근 hwp 파일을 통한 공격을 줄이고 마이크로소프트(MS) 워드 문서(doc 파일)의 ‘매크로’ 기능을 악용한 공격을 늘리는 등 해킹 수법을 변주하고 있다. PC가 아니라 스마트폰을 대상으로 한 해킹도 많아졌다.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를 활용한 피싱 공격이 대표적이다. 한 보안업체 관계자는 “북한은 미리 정해둔 대상을 바로 공격하는 게 아니라 주변 사람의 스마트폰부터 해킹해 공격 대상에게 메신저로 다가가는 수법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해킹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게 보안업계의 평가다. 현재 총 7000여 명에 달하는 해커가 북한 정찰총국 산하 조직인 라자루스, 안다리엘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2014년 한국수력원자력 해킹 사건, 2019년 10월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당시 후보) 스마트폰 해킹 사건 등의 배후로 지목됐다. 보안업계에서는 알려지지 않은 사건이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종현 이스트시큐리티 시큐리티대응센터장은 “지금 이 순간에도 북한은 정부 차원의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며 “오래된 해킹 수법에도 무방비인 곳이 대다수”라고 지적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