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석에 앉아보는 것 같네"…LGU+ '3D VR 뮤지컬' 만든다

입력 2020-08-26 17:25   수정 2020-08-27 02:19


“몸을 카메라 쪽으로 돌려주세요. 3차원(3D) 화면에선 그게 더 자연스럽습니다.”

26일 서울 대학로의 한 공연장. 뮤지컬 ‘김종욱 찾기’ 공연이 한창이었지만 무대에 관객은 없다. 리그(고정장치)로 연결된 두 대의 카메라만 배우를 쫓았다. 이 카메라는 ‘3D 가상현실(VR)’ 영상 제작에 쓰이는 장비다.

LG유플러스가 CJ ENM과 ‘3D VR 뮤지컬’ 공동 제작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에 빠진 공연계를 돕고 비대면 공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신중경 LG유플러스 VR콘텐츠팀장은 “뮤지컬을 2차원(2D) VR로 만든 적은 있었지만 3D 버전으로 제작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2D VR은 2D 영상을 좌우, 위아래로 이어 붙여 만든다. 반면 3D VR은 인간의 눈 역할을 하는 두 대의 카메라로 동시에 촬영해 현장에 있는 듯한 입체감을 불어넣는다.

단순히 무대 공연만 영상으로 옮겨온 건 아니다. 이번 공연은 처음부터 3D VR 콘텐츠로 기획됐다. 1시간30분짜리 시나리오는 30~40분가량으로 줄였다. 영상은 3~4편으로 나눠 제작된다. 이용자가 긴 VR 영상을 부담스러워한다는 점을 반영했다. 촬영 과정에서도 3D 카메라에 맞게 배우가 시선 조정을 해야 한다. 동선도 좌우보다는 앞뒤로 바꿨다.

3D VR 공연 영상 제작은 LG유플러스의 비대면 콘텐츠 확장 전략의 일환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4월부터 자사 인터넷TV(IPTV)인 유플러스(U+)tv에서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클래식 공연, 연극, 뮤지컬 등을 매달 네 편씩 내보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번 뮤지컬 촬영에 앞서 연극 ‘행오버’ ‘극적인 하룻밤’ 등의 촬영도 마쳤다. 이들 3D VR 공연 영상은 다음달 말부터 U+VR 앱에서 볼 수 있다.

VR은 LG유플러스가 공들이고 있는 분야다. 5세대(5G) 이동통신의 핵심 서비스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년간 U+VR 앱을 통해 선보인 콘텐츠는 2100여 개, 이 중 70%는 3D VR 영상이다. 대부분 수출을 염두에 두고 자체 제작했다. LG유플러스는 중국, 홍콩, 일본, 대만 등의 통신업체에 1000만달러 규모의 VR 콘텐츠를 수출했다. 신 팀장은 “공연 생중계 등으로 3D VR 적용 분야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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