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27일 검찰 인사를 단행했다.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 사건을 수사하며 한동훈 검사장과 '육탄전'까지 벌인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을 광주지검 차장검사로 승진시킨 것이다.
법무부는 이날 차장·부장검사 등 중간간부에 해당하는 고검 검사급 585명과 일반검사 45명 등 검사 630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발령은 다음달 3일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 후 두 번째 중간간부 및 평검사 인사다.
반면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수사를 지휘해온 이근수 2차장은 안양지청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삼성 합병 의혹' 수사를 진행해온 이복현 경제범죄형사부장과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수사를 이끈 김태은 공공수사2부장은 각각 대전지검 형사3부장과 대구지검 형사1부장으로 이동한다. 이들은 '윤석열 사단'으로 불리며 현 정권 인사들에게 칼을 겨눈 인물들이다. 사실상 좌천 인사로 평가된다.
부장급에서는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 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과 육탄전을 벌인 정진웅 형사1부장이 광주지검 차장으로 승진했다.
정진웅 부장검사는 '한동훈 검사장이 물리적으로 압수 수색을 방해해 나도 다쳤다'면서 압수 수색 직후 자신이 병원에 입원한 사진을 공개했다. 하지만 서울고검은 정진웅 부장검사를 피의자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페이스북에 정진웅 부장검사의 승진을 두고 "몸을 날리는 투혼을 발휘한 보람이 있다. 역시 사람은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비꼬았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에 앞서 검찰 직제개편을 추진, 지난 25일 국무회의에서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령안'과 '검사정원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통과시켰다. 직접수사 부서를 대폭 축소하고 형사·공판부를 강화한다는 골자다.
이에 따라 중앙지검장 아래 네 명의 차장 중 1~3차장은 형사부 지휘에만 집중한다. 직접수사를 담당하는 반부패수사1·2부, 경제범죄형사부 등은 모두 4차장 산하로 편입된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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