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직격탄을 맞은 두산중공업이 미국 소형모듈원전 사업에서 활로를 찾았다. 파트너십을 맺은 미국 뉴스케일파워가 설계인증 심사를 통과하면서 1조5000억원어치의 원전 기기 수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중공업은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미국 뉴스케일의 소형모듈원전(이하 SMR, Small Modular Reactor) 모델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이하 NRC)의 설계인증 심사를 최종 완료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소형모듈원전 모델이 미국 NRC 설계인증 심사를 모두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산중공업은 뉴스케일에 원자로 모듈을 납품한다.
NRC 설계인증 심사 통과는 뉴스케일사의 소형모듈원전 모델의 안전성, 신뢰성이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공인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기반으로 뉴스케일은 미국은 물론 캐나다, 체코, 요르단 등 전세계에서 소형원전 사업을 본격 추진할 수 있게 됐다. NRC는 2017년부터 동 SMR에 대한 설계인증 심사를 진행해왔으며, 뉴스케일은 심사를 위해 총 5억 달러, 2백만 시간을 투입했다.
두산중공업의 SMR 관련 첫 수주는, 발전사 UAMPS가 미국 아이다호주에 추진 중인 프로젝트가 될 전망이다. 총 720MW(메가와트) 규모인 이 프로젝트는, 60MW급 SMR 12기로 구성되며 2023년 건설에 착수해 2029년 상업운전을 시작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은 내년부터 주단소재, 주기기 등을 본격 수주하고 제작에 착수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은 미국 내 후속 프로젝트와 세계 시장 확대를 감안하면 뉴스케일에 최소 13억 달러(약 1조5000억원) 규모의 기자재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기용 두산중공업 원자력BG장은, “작년 국내 투자사들과 함께 4400만 달러 규모의 뉴스케일 지분투자를 완료하는 등 전략적 협력관계를 한층 강화했다”며 “앞으로 뉴스케일과 협력을 통해 미국 및 세계시장에서 최소 13억 달러 규모의 주요 기자재를 공급할 예정이며, 뉴스케일의 사업확대에 따라 수주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이후 두산중공업은 해외 소형 원전과 원전 서비스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실적은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시작된 2017년 이후 크게 악화됐다. 작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2.5% 줄어든 877억원에 그쳤고, 4952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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