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정 마켓인사이트부 기자) 닭고기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육계 시세에 따른 실적 가변성과 수익성 악화로 신용도가 위태로운 상황이 됐거든요. 국내에서 육계 사업을 하는 주요 업체들을 보면 하림, 동우팜투테이블, 참프레, 마니커, 체리부로 등이 있습니다.
신용도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대표적인 업체 중 한 곳은 바로 마니커입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마니커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BB로 평가했습니다.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달아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을 내비쳤죠.
마니커는 1985년에 설립된 이지홀딩스그룹 소속 육계 전문 업체입니다. 계육, 부분육, 절단육 등 육계 도축 제품 판매를 주력으로 하고 있습니다. 육계 등을 활용한 육가공 사업도 하고 있답니다. 국내 육계 업체 중 생산 능력과 매출 규모가 양호한 편입니다. 대규모 생산 설비를 기반으로 제품 경쟁력도 확보하고 있죠.
하지만 육계 시세 하락이 지속되면서 영업 실적이 크게 나빠졌습니다. 2018년부터 육계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엔 연간 150억원의 영업 적자가 발생했죠. 올 상반기에는 물류 부문 파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 따른 매출 감소, 고정비 부담 상승 등으로 236억원의 영업 적자가 발생했습니다.
영업 실적이 크게 저하되면서 전반적인 재무적 대응능력이 약화됐다는 게 나이스신용평가의 판단이랍니다. 마니커는 과거에도 수 차례 순손실을 나타냈습니다.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며 일정 수준 재무적 대응능력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올 6월 말 기준 마니커의 자본총계는 624억원입니다. 부채비율은 200%를 웃돌고 있죠. 마니커는 다음달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원활하게 마무리되면 올 연말 기준으로는 부채비율이 130%대로 회복 가능할 전망입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올 상반기 국내 종계 입추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6.3% 감소한 것으로 봤을 때 향후 수급 여건 개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공급 측면에선 영업 실적에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되지만 코로나19 로 인한 수요 감소로 여전히 불확실성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체리부로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체리부로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BB-로 매겼습니다. 등급전망은 부정적으로 부여했고요. B급으로 주저 앉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입니다.
체리부로는 올 7월 말 기준 처갓집양념치킨 프랜차이즈망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일오삼이 최대주주랍니다. 지분 29.5%를 갖고 있죠. 체리부로는 지난해 도축 실적 기준 8%의 시장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하림, 올품, 동우 등에 이어 4위 수준의 시장 지위죠.
체리부로는 2018년 이후 사업 실적 위축에 따라 영업현금흐름 감소를 겪고 있습니다. 연간 150억원 안팎의 투자가 이어져 잉여현금흐름 창출도 제한된 상태고요.
나이스신용평가는 "앞으로도 유사한 규모의 투자가 이어질 전망인 데다 업계 내 수급 불균형 반복 등 불확실성이 커 중단기적으로 현금흐름이 개선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2017년 주식 상장을 통해 200억원 정도의 유상증자 자금이 들어와 일시적으로 재무구조가 좋아졌지만 자체적인 현금흐름 위축 기조로 외부 차입금에 대한 의존도가 다시 높아지고 있거든요.
이강서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육계 관련 사업은 축산업 특성상 수급 불균형이 반복되는 시장변동성이 크게 나타난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 증대에도 육계 관련 사업은 수출 비중이 큰 다른 산업에 비해 영향이 크지는 않다. 하지만 국내 육계 산업 내 수급 불균형 탓에 각 업체의 대응 능력과 투자 부담 등이 신용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습니다.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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