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총파업으로 의료진과 정부 간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서 북한 유사시에 의료인을 차출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을 추진한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31일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법안은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남북 보건의료의 교류협력 증진에 관한 법률안'(남북의료교류법)과 황운하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일부 개정 법률안'(재난기본법)이다.
신현영 의원이 발의한 법 9조 1항에 따르면 재난 등 발생 때 남북이 공동으로 보건의료인력·의료장비·의약품 등 긴급지원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이, 2항엔 북한 재난 발생 시 구조·구호 활동 단체에 정부가 필요한 지원이나 지도·감독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의사 등 의료인력을 '긴급지원' 차원에서 북한에 파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황운하 의원은 "의사 등 의료 인력을 법상 재난관리 자원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황운하 의원은 개정안 취지에 대해 "현행법상 재난 관리 책임기관이 비축·관리해야 하는 재난 관리 자원은 장비, 물자, 자재 및 시설 등으로 규정돼 있다"며 "물적 자원으로만 구성돼 있어 구제역, 메르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이 의료 인력 등 인적 자원이 절실히 필요해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법적 근거가 미흡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난 관리 자원에 '인력'을 포함시킴으로써 재난 시 효율적 대응을 제고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의료계에서는 두 법이 모두 통과되면 북한 유사시에 의료인을 강제로 차출할 수 있게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논란이 일자 신현영 의원은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법안은 이전 국회에서 발의되었던 법안을 바탕으로 통일보건의료학회와 검토 하에 남북보건의료 교류 활성화를 위해 제출된 것"이라며 "논란이 되고있는 '보건의료인력 지원'에 대한 부분은 실제 북한 의료인과 교류협력을 원하는 의료인을 상호 협력이 가능하도록 하는 목적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하지만 강제성을 가지고 의료인력 파견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면 당연히 수정 또는 삭제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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