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클라우드 서비스인 '삼성 클라우드'의 핵심 서비스를 종료한다. 성과가 미진한 일부 '자체 콘텐츠'는 과감하게 접는 대신 더 잘할 수 있는 분야인 '하드웨어'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클라우드는 최근 공지를 통해 삼성 클라우드의 기존 갤러리 동기화, 드라이브, 유료 저장공간 이용권 등을 내년 6월30일께 최종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 삼성 클라우드에 동기화된 사진 및 동영상 등 갤러리 파일과 삼성 클라우드 드라이브에 저장된 파일은 모두 삭제된다. 유료 이용권도 환불될 예정이다. 내달 5일부터는 삼성 클라우드의 신규 가입이 불가능해지고, 내년 3월31일부터는 해당 기능들의 사용이 중단된다.
이 기능들은 삼성전자와 협업을 체결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서비스 '원드라이브'로 이전될 예정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노트10'부터 스마트폰 자료를 원드라이브와 동기화하는 방안을 내놨다.
다만 이번에 종료 대상이 아닌 삼성 클라우드의 △연락처 △일정 △삼성노트의 동기화 및 백업, 복원 등 다른 기능들은 계속 이용할 수 있다. 삼성 클라우드는 "서비스 종료 이전까지 기존 자료들을 자동 이전 서비스를 통해 원드라이브로 옮기거나, 개인 저장 공간에 다운로드할 수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가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MS의 서비스를 택한 것처럼, 삼성은 상대적 약점인 소프트웨어(SW) 분야에서 MS를 포함해 넷플릭스, 구글 등 글로벌 콘텐츠 기업들과의 협업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이는 앞서 삼성전자는 전자책 서비스 '삼성북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밀크뮤직', 가상현실(VR) 서비스 '삼성XR', 메신저 서비스 '챗온' 등 다양한 자체 서비스를 내놓았지만 대부분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노태문 무선사업부장(사장) 역시 지난 2월 신제품 공개행사 '상반기 갤럭시 언팩'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삼성페이 등 삼성이 잘하고 있는 분야는 계속 투자하겠지만 그렇지 않는 분야에 관해서는 글로벌 플레이어와 전략적으로 협업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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