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측 "처음부터 목표 정한 수사…재판 성실히 임할 것"

입력 2020-09-01 15:51   수정 2020-09-01 15:55


1년9개월간 '삼성 합병 및 승계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이 1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전격 불구속 기소한 것과 관련해 이 부회장 측은 "검찰이 증거에 따라 실체적 진실을 찾기보단 처음부터 이 부회장 기소를 목표로 정해 놓고 수사를 진행했다"며 무리한 기소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검찰 발표 후 낸 입장문에서 "이 사건의 공소사실인 자본시장법 위반, 회계분식, 업무상 배임죄는 증거와 법리에 기반하지 않은 수사팀의 일방적 주장일뿐 결코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변호인단은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은 '정부규제 준수', '불안한 경영권 안정', '사업상 시너지 효과 달성' 등 경영상 필요에 의해 이뤄진 합법적 경영활동"이라며 "합병과정에서의 모든 절차는 적법하게 이뤄졌고 수사팀이 주장하는 공소사실은 범죄로 볼 수 없다는 것이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안"이라고 했다.

이어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관련해선 회계처리에 대한 금융당국의 입장이 수차례 번복됐고 12명의 회계 전문가들도 회계기준 위반이 아니라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법원도 증선위(증권선물위원회)의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사건 및 분식회계 혐의 관련 영장 심사에서 회계기준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수사심의위원회가 수사 및 기소 중지 권고안을 낸 것을 검찰이 뒤집고 기소를 강행한 데 대해서도 변호인단은 "심의위 판단은 국민의 판단이고, 그렇기에 검찰이 지금까지의 심의위 결정(8건)을 모두 존중했다"며 "그런데 유독 이 사건만 기소를 강행했다"고 했다.

검찰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업무상 배임죄를 추가한 것에 대해선 "수사팀도 그동안 이사의 주주에 대한 업무상 배임죄를 인정하지 않는 일관된 대법원 판례에 반한다는 법리적 이유와 합병으로 인해 구 삼성물산이 오히려 시가총액 53조에 이르는 삼성바이오 주식을 소유하게 돼 이익을 봤다는 점 등을 고려해 의율하지 못했다"면서 "기소 과정에 느닷없이 이를 추가한 것은 피의자 방어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사팀이 구성한 공소사실은 삼성물산 합병에 반대했던 투기펀드 '엘리엇'이 우리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ISD 중재재판에서 주장한 내용과 동일하다"며 "향후 피고인들은 재판에 성실히 임할 것이고 검찰의 기소가 왜 부당한 것인지 법정에서 밝혀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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