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1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 및 시세조종)과 외부감사법 위반,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기자 이 부회장 측이 강력히 반발했다. 이 부회장의 변호인단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검찰의 공소사실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삼성물산 합병은 합법적으로 이뤄진 경영활동"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1년 9개월 간의 수사 끝에 이재용 부회장 외 최지성 옛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김종중 옛 미전실 전략팀장(사장) 등 삼성 관계자 10명을 같이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그룹에 대한 지배권을 강화하기 위해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합병 과정에서 주가 기준 합병 비율(제일모직:삼성물산=1:0.35)이 적정하다는 회계법인 보고서를 조작하는 등 중대한 부정행위가 있었고 여기에 이 부회장이 관여했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 측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삼성물산 합병은 (이 부회장 승계가 아니라) 경영상 필요에 의해 이뤄진 합법적인 경영활동"이라며 "합병과정에서 모든 절차는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회계처리에 대한 금융당국의 입장도 수차 번복된 적이 있다"며 "수사팀이 주장하는 공소사실은 범죄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심의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전문가를 포함한 일반 국민들로 구성된 심의위는 지난 6월 10대 3의 의견으로 이재용 부회장을 기소하지 말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변호인단은 "검찰은 유독 이 사건에서 심의위의 결정을 존중하지 않고 기소를 강행했다"며 "국민들의 뜻에 어긋나고 법적 형평에 반하는 기소"라고 반박했다.
이 부회장의 혐의에 업무상 배임죄가 추가된 것에 대해서도 변호인단은 유감을 표했다. 배임 혐의는 구속영장 청구나 심의위원회 심의 때 거론되지 않았던 혐의다. 업무상 배임 혐의 법정형은 10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이다.
변호인단은 "기소과정에 느닷없이 배임 혐의를 추가한 것은 피의자의 방어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며 "심의위 존재 자체를 무시하는 것으로 무리에 무리를 거듭한 기소"라고 주장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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