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재테크 기술 가운데 하나는 ‘대출 갈아타기’다.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갈아타면 한 달에 몇 만원 정도는 손쉽게 아낄 수 있다. 기존 대출 금리와 새로 얻을 수 있는 대출의 금리 차이가 0.5%포인트 이상이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갈아타기에 나서볼 만하다. 1억원을 연 3.0%로 빌렸을 때 금리를 연 2.5%로 낮출 수만 있다면 매월 4만원 넘게 절약할 수 있다. 신용대출은 물론이고 주택담보대출도 마찬가지다. 인지세와 중도상환 수수료를 감안해도 이익이 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온라인을 통해 비대면으로 대환대출을 해주는 금융회사도 있다.
우리은행은 ‘우리WON하는 직장인대출 갈아타기’를 내놨다. 모바일 앱을 통해 신청하는 상품이다. 신청을 마치고 실제 대출금을 받게 되는 시점에 전국 영업점 어디든 한 번만 찾아가면 된다. 한 달여 만에 350억원어치가 팔려나갔다. 대출 한도는 2억원까지 가능하다. 최저 금리는 연 2.0% 정도다.
농협은행은 ‘NH로 바꿈대출’로 대출 갈아타기 시장 공략에 나섰다. 모바일 앱으로 여러 은행에서 받은 신용대출과 각종 정보를 확인하고 즉시 대환 대출 신청이 가능하다. 한도는 최대 1억5000만원이다. 조건이 까다롭기는 하지만 우대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면 금리가 최저 연 1.7%대까지 떨어진다. 농협은행에 따르면 지금까지 대환 대출을 받아간 사람들은 평균 6600만원을 연 2.54%에 빌렸다. ‘NH로 바꿈대출’도 ‘우리WON하는 직장인대출 갈아타기’처럼 한 번은 영업점을 방문해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지난해 연 2.38~4.36%에서 올해 연 1.74~3.76%까지 떨어졌기 때문에 갈아타기를 알아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한다. 대출 갈아타기의 변수는 인지세와 중도상환 수수료다. 신용대출의 인지세는 5000만원까지는 무료, 5000만원 초과~1억원 이하는 3만5000원, 1억원 초과~10억원 이하는 7만5000원, 10억원 초과는 17만5000원이다. 중도상환 수수료는 대출금액의 0.5%가 일반적이지만 만기 3개월 전부터 면제해주는 은행도 많다.
마이너스 통장(신용한도대출)도 갈아타기가 가능하다. 마이너스 통장을 갈아타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금리로 계약을 맺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마이너스 통장으로 빌린 돈을 먼저 갚아야 하는 등의 부담이 생긴다. 금융권 관계자는 “승진했거나 소득이 늘었을 때 금리인하요구권을 행사하면서 이자 부담을 낮출 수 있다”며 “기존 은행에 전화해 다른 은행에서 돈을 빌리겠다고 말해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주담대는 보통 수억원의 대출이 일어나기 때문에 금리가 약간만 떨어져도 이자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대출 갈아타기를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변동 금리로 대출받았다면 지금 굳이 갈아탈 필요가 없지만, 고정 금리 상품이라면 꾸준히 금리를 확인해봐야 한다. 주담대를 갈아탈 때는 강화된 담보인정비율(LTV) 규제가 적용된다는 점을 감안해야한다. 현재 LTV는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9억원 이하 주택 40%, 9억원 초과~15억원 미만은 20%다. 15억원이 넘으면 신규 대출이 안 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저금리 시대는 이자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는 ‘악몽’이지만 대출받은 사람들에게는 반대의 상황이 된다”며 “관심을 기울여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저금리 시대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고정금리 대출을 변동금리 대출로 바꾸는 전략도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종서/김대훈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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