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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로 움직이는 자동차가 발명된 것은 1830년대였고, 가솔린 자동차가 개발된 것은 1885년이었다. 비행기는 이로부터 약 20년이 지난 1903년에 등장했다. 2013년부터는 수직이착륙 드론이 상용화됐다. 이젠 자동차와 비행기, 드론을 합친 ‘플라잉카(flying car, 하늘은 나는 자동차)’ 시대가 펼쳐질 전망이다.
최근 일본 기업 스카이드라이브가 첫 유인 플라잉카 시험운전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지난 25일 1인승 플라잉카를 수직으로 이륙시켜 약 3m 상공을 4분간 운행했다. 차체에는 8개의 모터와 2개의 프로펠러가 장착됐다. 소형이어서 일반적인 주차 공간 2칸 정도의 면적이면 이착륙할 수 있고 보관도 할 수 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와 관련해서 가장 앞선 기술을 보유한 곳은 미국 최대 차량공유업체인 우버다. 항공기 제작회사인 보잉과 에어버스, 자동차 회사 도요타와 포르쉐 등이 추격하면서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우버와 손잡고 전기로 작동하는 에어택시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도심항공모빌리티(UAM)사업부를 신설하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 최고위직 출신 신재원 박사를 사업부장(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올해 1월에는 CES 2020에서 UAM과 목적기반모빌리티(PBV), 허브(Hub)를 3대 축으로 한 신개념 도심 모빌리티 청사진을 공개하고 우버와 전략적 협업을 발표했다.
이동 경로와 고도는 기존 헬기와 비슷하다. 전기 동력을 활용하므로 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소음도 헬기(80dB)의 20% 수준까지 낮출 수 있다. 운임은 상용화 초기에 40km(인천공항~여의도) 기준 11만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이 커지고 자율비행이 일반화되면 2만원대로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투자분석가들은 2040년쯤 도시형 플라잉카가 대중화되고, 시장 규모는 최대 2조9000억 달러(약 343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모빌리티 혁명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플라잉카 기술이 발전할수록 지상의 교통 혼잡과 지리적 제약이 줄어들 것은 분명하다. 자동차와 비행기의 발명이 인류에게 가져다 준 교통 혁명과 맞먹는 변화다. SF영화 ‘백 투 더 퓨처’의 마지막 장면처럼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타고 마음껏 이동할 수 있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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