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듀스의 멤버 고(故) 김성재 살해 혐의를 받은 전 여자친구 김모씨가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되자 당시 약물 분석 전문가를 상대로 10억 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김병철 부장판사)는 2일 김 씨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속 약물 분석 전문가의 발언 때문에 자신이 김성재 살해 용의자처럼 알려졌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낸 것에 대해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허위라고 주장하는 사실들에 대해 검토했지만 이를 인정할 수 없다"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며 김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성재는 그룹 듀스로 데뷔한 후 솔로 가수, 패션 아이콘으로 절정의 인기를 끌던 중 1995년 11월 20일 한 호텔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부검 결과에 따르면 김성재의 오른 팔에는 28개의 주삿바늘 자국이 있었고, 동물 마취제인 졸레틸이 검출됐다.
당시 김성재의 연인으로 알려진 김 씨는 유력한 용의자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김 씨가 고인의 사망에 어떤 식으로 개입된게 아니냐는 의혹이 남았다.
이후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김성재 사망 사건을 다루려 했으나 전 여자친구인 김 씨가 명예 등 인격권을 보장해달라며 방송금지 임시처분 신청을 냈고, 법워은 이를 받아들여 불방됐다.
김 씨의 어머니는 호소문을 내고 "우리 딸은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가족은 지난 24년간 편파적인 보도에 의해 큰 고통을 받았다"며 "객관적인 시선에서 사건을 봐달라"고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김 씨는 김성재 사망원인인 동물마취제를 마약으로 봐야 하는데 약물 분석 전문가가 이를 인터뷰 등에서 독극물인 것처럼 언급해 자신을 살해 용의자처럼 보이게 했다고 주장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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