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앉게 된 한국재정, 일본 전철 밟지 말아야"

입력 2020-09-02 17:16   수정 2020-09-03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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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채무비율이 가파르게 높아지면서 한국의 재정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이 국가채무비율이 200% 이상으로 치솟은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독일 정부의 재정수지 관리 노력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일 낸 ‘국가채무·재정안정성 분석과 정책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한경연은 “지난해 국가채무비율이 38.1%로 2018년 35.9%에 비해 2.2%포인트 상승했다”며 “과거 10년간 완만하게 상승하던 것과 확연히 다른 추세”라고 진단했다.

한경연은 기초재정수지 흑자비율이 급락함에 따라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이자지출을 제외한 기초재정수지비율은 통합재정수지에 비해 재정집행의 효과가 잘 드러나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의 기초재정수지비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2%)을 제외하고는 매년 흑자를 기록해왔다. 하지만 2018년 2.9%였던 기초재정수지비율이 지난해 0.7%로 뚝 떨어지면서 재무건전성이 악화했다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올해 기초재정수지비율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정부 예산안 수치를 토대로 한경연이 예상한 수치는 -5.8%다. 한경연은 내년에도 이 비율이 -5.4%로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국가채무비율은 올해 43.5%로 재정건전성 기준인 40%를 처음으로 돌파한 뒤 내년에는 46.7%에 육박할 것으로 한경연은 관측했다.

한경연은 기초재정수지비율을 흑자로 전환시켜 2012년 90.4%였던 국가채무비율을 지난해 69.3%까지 낮춘 독일의 사례를 들어 재정수지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가채무 안정에 성공한 독일과 재정적자 지속으로 재정 위기에 직면한 일본 중 어느 경로를 따를지 선택해야 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는 얘기다.

한경연 관계자는 “기초재정수지비율 적자를 이어간 끝에 국가채무비율이 225.3%까지 치솟은 일본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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