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 씨의 ‘군복무 중 휴가 미복귀’ 의혹부터 그렇다. 야당 측은 서씨가 2017년 6월 낸 19일간의 병가 관련 기록이 전혀 남아 있지 않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병가 뒤에는 연가 명목으로 다시 나흘간 부대 밖에 머물렀는데, 이 과정에서 추 장관의 보좌관이 부대에 전화해 휴가 연장을 요청했다는 군 관계자의 증언도 나왔다.
추 장관은 보좌관의 전화 여부를 묻는 야당 의원의 질의에 “어떤 내용을 말씀드릴 수가 없는 상황 아니겠느냐”고 얼버무리다 다시 “그런 사실 없다”고 했다. 군 관계자 증언이 사실이라면 추 장관은 명백히 거짓말을 한 셈이 된다.
마스크 부족 현상이 극에 달하던 지난 3월, “병원이 마스크를 쌓아두려 한다”는 망언으로 의사들의 사기를 꺾은 바 있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료계 파업에도 적잖은 책임이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박 장관은 이렇다 할 공청회 한 번 없이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을 밀어붙였다. 그러고는 한 방송에 출연해 “의료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했다”고 했다가 이내 “대한의사협회와 사전협의는 없었다”고 정정하기도 했다. 그는 집단휴진 의사 10명을 형사고발하는 강경책으로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국민들이 집값 급등으로 심란한데, 주무장관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오락가락하는 발언으로 또 한 번 원성을 사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정하는 집값 기준을 ‘감정원 시세’로 하겠다고 했다가 1주일 만에 이를 ‘KB부동산 시세’로 번복한 것이다. 감정원 시세로 하면 대출한도가 줄어 실수요자 피해로 이어진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김 장관은 “지난 3년간 서울의 아파트 값이 11% 올랐다” “30대의 영끌이 안타깝다” 등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장관들의 어이없는 언행이 이어지는 것은 전문성도 소신도 부족한 데다 청와대와 여당 눈치를 지나치게 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국민은 안중에 없고, 무능력과 무책임만 보여주는 장관들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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