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유동성 활용"…회사채 만기 쪼개기 늘어

입력 2020-09-03 17:33   수정 2020-09-04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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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비우량 기업의 채권이나 대출채권을 사들인 뒤 만기 3개월짜리 기업어음(CP)으로 재포장해 판매하는 구조화금융 서비스를 늘리고 있다. 경기침체 우려로 장기 투자 수요를 구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풍부한 시중 단기 유동성을 적극 흡수하기 위해서다.

3일 신용평가회사들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일 보유 중이던 대한항공 자산유동화증권(ABS) 500억원어치를 특수목적회사(SPC)인 케이원카인에 매도했다. SPC는 해당 ABS를 기초자산으로 같은 금액의 3개월 만기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를 판매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원리금을 보증하는 이 단기사채는 실질적으로 CP와 같은 상품이다. 3개월마다 리볼빙(발행과 상환을 반복)하는 형태로 2024년 1월 원리금 상환을 마칠 예정이다.

신영증권도 같은 날 대륜이엔에스의 대출채권을 담보로 이 같은 ABSTB를 발행했다. 100억원어치 대출채권을 364일 만기 CP로 만들어 판매했다. 유안타증권은 지난달 31일 KG홀딩스의 3년 만기 대출 50억원을 보증부 ABSTB로 구조화해 판매했다. 부국증권은 지난달 27일 300억원 규모 대한항공 대출채권을 ABSTB로 팔았다.

기초자산에 따라 부채담보부증권(CDO) 또는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으로 불리는 이 같은 구조화상품은 국내에서 주로 유동성이 풍부한 단기 수요를 노려 만들어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상품 구조화 과정에서 수수료를 받거나 원리금 보장(신용보강)을 통해 기초자산의 높은 이자와 보증부 상품의 낮은 이자 사이의 차익을 챙기고 있다. 한 증권사 기업금융 담당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단기금리가 크게 낮아져 장기채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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