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조업체들이 세계 최대 정보통신(IT)·가전 전시회 'IFA 2020'에서 차세대 스마트폰 폼팩터(특정 기기형태)를 잇따라 공개했다.
3일(현지시간) TCL은 스마트폰을 오른쪽으로 잡아당기면 내부에 말려있는 화면이 나오는 이른바 '롤러블폰'을 공개했다. TCL은 중국 최대 TV 제조업체로, 최근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시장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차세대 폼팩터로 불리는 롤러블폰은 평소에는 스마트폰 일반 화면으로 쓰다가, 잡아당기면 대화면으로 마치 태블릿처럼 쓸 수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언제든 다시 원래 크기로 돌아갈 수 있다. LG전자도 비슷한 제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TCL의 롤러블폰 상용화는 연내 어려워 보인다. 앞서 지난 2분기에도 공개했던 것처럼 당장의 제품화보다는 롤러블 디스플레이 기술력을 과시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TCL은 이번 IFA 2020에서도 시제품(프로토 타입)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ZTE는 IFA 2020에서 또다른 차세대 폼팩터 언더디스플레이카메라(UDC)가 탑재된 스마트폰 '액손20 5G'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UDC는 말 그대로 전면 카메라를 디스플레이 안으로 숨긴 기술로 화면을 디스플레이로 가득 채운다. 화면을 넓히기 위해 그간 출시됐던 카메라 노치나 펀치홀보다 더 확장된 '풀스크린'을 구현한 셈이다.
ZTE는 UDC를 구현하기 위해 투과성이 높고 투명한 특수 필름 코팅과 카메라 자체에 빛 감지 센서를 탑재했다. 디스플레이 안에 있는 UDC에 빛 투과량을 늘려 카메라 성능 품질 저하를 막은 것이다.
UDC를 적용할 때 주변 디스플레이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색상이 들어가는 '컬러 캐스트 문제'는 픽셀 재배열과 새로운 알고리즘을 통해 해결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액손 20 5G는 시제품 성격인 TCL의 롤러블폰과 달리 오는 10일부터 중국 시장에 한정해서 출시된다. 엔트리(진입) 가격은 6기가바이트(GB) 램·128GB 저장용량 모델 기준 약 38만원(2198위안)이다.
중국 제조업체들이 이같이 차세대 스마트폰 폼팩터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지만, 일각에선 신규 폼팩터의 경우 출시 시점보다 제품의 완성도가 더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제조업체들이 먼저 신규 폼팩터를 선보였다고 타 업체들이 이들에 비해 기술력이 부족하다고 받아들이는 건 옳지 않다"며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출시 시기보다는 완성도 있는 제품을 내놓는 것"라고 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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