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3등급대 이상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대학 수시모집에서 학생부종합의 선발비중 자체가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 2020학년도 주요 15개 대학에서 수시모집 정원 내 학생부종합 선발 비중은 평균 62.8%(1만9434명)로 가장 높았다. 논술은 19.3%(5978명), 학생부교과는 9.6%(2971명), 실기 위주는 8.2%(2547명)에 불과했다.
1~3등급대 학생 모두 학생부종합 전형에 지원을 가장 많이 했지만, 실제 학생부종합 합격사례는 2등급대 이상에서 많이 확인된다. 전년 수시모집 합격생을 등급대별로 분석해보면, 1등급대 합격생 중 78.6%가 학생부종합에 합격한 학생이었고, 2등급대 합격생 중엔 61.1%가 학생부종합에 집중됐다. 반면 3등급대 합격생 중엔 학생부교과가 45.7%로 가장 많았고, 학생부종합은 38.9%로 2등급대와 비교해 떨어졌다. 3등급대부터는 학생부종합에서 불합격하고, 지방권 학생부교과에 합격한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4등급대(4.00~4.99) 학생들은 내신 영향력이 미미한 논술전형에 가장 많이 지원했다. 4등급대 중 39.2%의 학생이 논술전형에 지원했다. 부족한 내신을 논술로 극복하려는 학생들이다.
특이한 것은 4등급대에서 논술과는 반대로 내신 성적이 가장 중요한 학생부교과에 지원한 비율이 34.2%로 높게 나온다는 점이다. 이는 상당수 학생이 합격선이 낮은 지방권 대학의 학생부교과에 지원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학생부교과 전형은 지방권으로 갈수록 선발비중이 높다. 전년 서울 소재 대학의 학생부교과 선발비중은 19.5%에 그친 반면 지방권 대학은 평균 69.2%로 학생부교과 선발비중이 높다.
대표적으로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 발표된 2020학년도 서울대 일반전형(학생부종합) 자연계열 내신합격선(70%컷)을 살펴보면, 천문학 전공(4.1등급), 에너지자원공학과(3.3등급), 화학교육과(3.2등급), 건설환경공학부(3.1등급) 등 일부 학과의 내신합격선은 예상보다 훨씬 낮게 형성됐다. 상당수 합격생이 과학고 등 특목·자사고 학생이기 때문에 평균값이 낮게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고 기준으로 봤을 때 주요 10개 대학의 학생부종합 내신 합격선은 이보다 훨씬 높다고 판단해야 한다.
실제 종로학원이 지난해 수시모집 학생부종합 합격 사례(1만2694건)를 내신등급대별로 분석해본 결과, SKY대(서울·연세·고려대) 인문계열 학생부종합 합격생 가운데 내신 1등급대 학생 비중은 78.6%에 달했다. 2등급대는 20.6%로 조사됐다. 자연계열의 경우 SKY대 학생부종합 합격생 중 1등급대는 76.2%, 2등급대는 22.5%로 나타났다.
SKY를 제외하고 주요 10개 대학 학생부종합 인문계열 합격생 중 내신평균 1등급대는 54.5%로 집계됐고, 2등급대는 38.6%로 나타났다. 3등급대 학생 비중은 6.3%에 불과했다. 자연계열에서는 1등급대 학생은 54.3%, 2등급대 학생은 40.4%, 3등급대 학생은 4.9%로 조사됐다.
특목·자사고 학생 합격을 고려한다면, 일반고 학생의 경우 SKY 수준에서는 내신 평균 1등급 초반대 학생들이, 주요 10개 대학 수준에서는 1등급에서 2등급대 극초반 학생까지 다수 합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합격사례를 종합해볼 때 일반고 기준으로 주요 10개 대학 학생부종합 지원 가능선은 내신평균 2.0등급 이내로 분석된다. 또는 부족한 내신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정도로 비교과가 풍부하다면 지원을 고려해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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