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세계적으로 이동심리가 줄면서 국내에서 90일 이하만 머무르는 단기체류 외국인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단기체류 외국인은 1년 새 70만7501명에서 45만5235명으로 35.7% 줄었다. 장기체류 외국인도 같은 기간 170만9002명에서 168만454명으로 소폭(1.7%) 감소했다.
반면 불법체류자는 오히려 늘었다. 6월 기준 불법체류자는 40만 명에 육박하는 39만8518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36만6566명)와 비교해도 8.7% 늘었다. 올 상반기 전체 체류외국인 대비 불법체류자 비율(불법체류율)은 18.7%로 전년 동기보다 3.5%포인트 상승했다. 국내에 머물고 있는 외국인 10명 중 2명은 불법체류자인 셈이다. 불법체류자 수와 불법체류율 모두 법무부가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0년 이래 최대치다.
한국을 떠나고 싶어도 항공편이 막혀 비행기를 구하지 못하고 본국에선 자국민(불법체류자)의 입국을 거부해,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인 외국인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까지 대략 4만 명이 자진 출국 신고를 했지만, 이 가운데 1만 명 정도는 항공편 미비 등의 이유로 출국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인 노동자 인권단체 ‘마중’에 따르면 화성외국인보호소와 청주외국인보호소 등에서 수용하고 있는 보호외국인 수는 지난달 기준 3월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이들 기관은 강제 출국 대상이 된 불법체류자들이 추방되기 전까지 도망가지 못하도록 가둬놓는 임시 구금 시설이다.
김대권 마중 대표는 “과거엔 수용자 대부분이 열흘 안에 출국했지만, 현재는 1개월 이상 구금되고 있는 수용자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며 “좁은 공간에서 여러 명이 생활하다 보니 없던 병도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로, 인권 문제를 넘어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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