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경제위기 '산업별 온도차' 외환위기 때의 2배

입력 2020-09-04 17:38   수정 2020-09-05 00:4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 충격에 따른 산업별 온도차가 과거 경제위기 때와 비교해 2.5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두용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코로나발 경제위기의 특이성’ 보고서에서 1971년 부실기업 위기 때부터 1·2차 오일 쇼크,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 역대 위기에 따른 산업별 성장률 편차를 비교했다. 한국은행 분류 기준 농어업을 제외한 13개 산업에 대한 분석으로 편차가 클수록 산업 간 온도차도 심하다.

여기에 따르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까지 산업 간 성장률 편차 평균은 28.4였다. 하지만 올해 2분기 성장률을 기준으로 한 산업 간 편차는 63.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문화 및 기타서비스, 운수업 등이 전년 동기 대비 20% 가까이 역성장하는 동안 언택트 수혜를 누린 금융업종이 7% 성장하는 등 정보기술업종은 성장세를 지속했기 때문이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외환위기가 있던 1998년의 성장률 하락폭이 5.1%로 금융위기(0.8%) 때보다 컸고, 성장률 편차도 1998년(31.2)이 2009년(14.6)에 비해 2배 이상 벌어졌다. 외환위기 당시에는 고금리·고환율로 내수기업들은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수출기업의 업황은 호전됐던 반면, 금융위기 때는 국내·해외시장 모두 동반 침체했기 때문이다.

산업 간 온도차가 커진 만큼 정책 대응 역시 산업별로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위기의 특성상 경기 침체 속에서도 호황을 누리는 업종이 있다는 점을 감안한 대책이 절실하다”며 “불황 업종에는 고용유지지원금 등 해고 억제 정책을 펴더라도 호황업종에는 채용 보조금 등 채용 촉진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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