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두용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코로나발 경제위기의 특이성’ 보고서에서 1971년 부실기업 위기 때부터 1·2차 오일 쇼크,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 역대 위기에 따른 산업별 성장률 편차를 비교했다. 한국은행 분류 기준 농어업을 제외한 13개 산업에 대한 분석으로 편차가 클수록 산업 간 온도차도 심하다.
여기에 따르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까지 산업 간 성장률 편차 평균은 28.4였다. 하지만 올해 2분기 성장률을 기준으로 한 산업 간 편차는 63.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문화 및 기타서비스, 운수업 등이 전년 동기 대비 20% 가까이 역성장하는 동안 언택트 수혜를 누린 금융업종이 7% 성장하는 등 정보기술업종은 성장세를 지속했기 때문이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외환위기가 있던 1998년의 성장률 하락폭이 5.1%로 금융위기(0.8%) 때보다 컸고, 성장률 편차도 1998년(31.2)이 2009년(14.6)에 비해 2배 이상 벌어졌다. 외환위기 당시에는 고금리·고환율로 내수기업들은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수출기업의 업황은 호전됐던 반면, 금융위기 때는 국내·해외시장 모두 동반 침체했기 때문이다.
산업 간 온도차가 커진 만큼 정책 대응 역시 산업별로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위기의 특성상 경기 침체 속에서도 호황을 누리는 업종이 있다는 점을 감안한 대책이 절실하다”며 “불황 업종에는 고용유지지원금 등 해고 억제 정책을 펴더라도 호황업종에는 채용 보조금 등 채용 촉진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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