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미 상무부는 7월 상품·서비스 등 무역 적자가 636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6월(535억달러) 대비 18.9% 늘어났다. 적자 증가폭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던 2008년 7월 이후 12년 만에 가장 컸다. 상품 교역으로 발생한 적자가 역대 최대인 809억달러 수준이었다.
7월 수입은 전달보다 10.9% 늘어난 2317억달러로 집계됐다. 수출 역시 8.1% 증가해 1681억달러를 기록했지만 수입 증가폭을 따라잡지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관광, 교육 등 서비스 수출이 크게 위축됐다. 미 무역 적자는 6월(-7.5%)만 제외하고 코로나19가 확산했던 3월부터 줄곧 증가세였다.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역 적자 확대는 큰 골칫거리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멕시코 등지의 미국 기업 생산기지를 자국으로 되돌리는 리쇼어링을 통해 무역 적자를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재임 중 캐나다, 멕시코, 유럽연합(EU) 등과 무역 관련 협상을 이어가며 무역 적자 줄이기에 나섰다. 미 무역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인 중국을 상대로도 통상 압박을 이어왔다.
그러나 막상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무역 적자가 기록적으로 늘고 있다. 중국을 상대로 한 무역협상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의 대(對)중국 무역 적자 규모는 2016년 3470억달러에서 지난해 3450억달러로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코로나19 책임부터 위구르족 인권 문제까지 다양하게 중국을 공격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적자 문제에는 조용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재선에 불리한 뉴스를 부각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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