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테슬라 주가 급등락 원인은 도박장 폐쇄?

입력 2020-09-06 08:48   수정 2020-09-06 15:00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던 미국 나스닥지수가 지난 4일까지 이틀 동안 10% 가까이 급락한 것은 소프트뱅크그룹과 로빈후드(코로나19를 계기로 온라인증권사를 통해 주식투자를 시작한 미국의 개인투자가. 우리나라에서는 '동학개미'로 불린다.) 등의 옵션 투자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소프트뱅크그룹이 8월 이후 미국 기술주에 대한 콜옵션(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을 대량으로 사들였다"며 "4일 미국 증시에서는 소프트뱅크그룹의 옵션 거래가 단연 화제"라고 보도했다. 지난 수 주일 동안 미국 기술주가 급등한 것도 소프트뱅크그룹이 콜옵션을 집중매수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뉴욕증시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콜옵션을 사들이면 옵션을 매도한 쪽은 손실을 헤지하기 위해 현물 주식을 사들이기 때문에 주가가 오른다는 설명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프트뱅크그룹이 사들인 콜옵션이 40억달러(약 5조7580억원) 규모라고 보도했다. 현물 주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500억달러를 넘는다.

소프트뱅크그룹의 콜옵션 집중 매수가 보도된 4일 뉴욕증시에서는 기술주 매도세가 이어졌다. 소프트뱅크그룹이 옵션 만기일 이후 사들인 기술주를 대량으로 내다팔 가능성이 높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프트뱅크그룹이 "앞으로도 콜옵션 매수를 지속할 방침"이라고 밝히면서 분위기가 반전, 급락하던 애플 등의 주가도 보합세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 기술주 상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주식투자에 나선 개인투자가들의 가세도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100개사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연초부터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특히 미국 주식에 연동된 콜옵션 매수 잔액은 올들어 급증해 지난 6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 조사회사 선다이얼캐피털리서치는 "코로나19로 도박장이 문을 닫자 로빈후드와 같은 온라인증권사를 통해 옵션을 거래하는 개인투자자가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소프트뱅크그룹과 개인투자가들의 콜옵션 매수가 미국 기술주를 상승시킨 원인이라면 그만큼 주가가 불안정해지기도 쉽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미국 조사회사 헬리테이지캐피털은 "불안감을 느낀 일부 투자자들의 환매가 방아쇠 역할을 해 대규모 환매로 이어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기술주들의 조정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노 우치에이지 다이와증권 수석 애널리스트는 "개인투자가들의 종자돈 역할을 하는 미국 실업급여를 인상하려는 정부 협의가 난항을 겪고 있다"며 "기술주 조정이 장기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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