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 번이나 문 닫은 국회…원격표결 힘 받나

입력 2020-09-06 17:09   수정 2020-09-07 01:41


국회가 ‘코로나 셧다운’에 대응해 원격 회의 및 표결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해에만 세 번 문을 닫아 의사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야당은 원격 회의 및 표결이 도입되면 거대 여당의 ‘하이패스’식 법안 처리가 난무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어 실제 도입 여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6일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국회 상임위원회와 각 당 의원총회에 필요한 화상회의 시스템 설치 작업이 거의 마무리됐다. 화상회의 시스템은 최근 시뮬레이션까지 끝나 7일부터 사용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격 회의 및 표결을 위한 인프라는 구축되는 셈이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26일 국회 본청 내 확진자 발생으로 국회가 셧다운되자 국회사무처에 “화상회의 시스템 설치를 서둘러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의원총회는 화상회의 시스템이 도입되면 곧바로 시행할 수 있다. 문제는 국회 상임위다. 현행 국회법은 상임위 개회는 재적위원 5분의 1 이상의 출석을, 표결은 재적위원 과반수 출석을 요건으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원격 회의 및 표결을 도입하려면 온라인 출석을 인정하도록 국회법을 개정해야 한다.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관련해 지난달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회의원이 감염병 확산이나 천재지변 등으로 국회에 출석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면 국회의장의 허락을 받아 원격으로 회의에 출석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이다. 같은 당 고민정 의원도 비슷한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지난 4일 발의했다. 민주당은 9월 정기국회에서 관련 국회법 개정안을 중점적으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원격 회의 및 표결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가뜩이나 폭주하고 있는 여권이 어느 날 원격 표결로 쉽게 의사봉을 두드려 날치기로 법안을 처리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 출석과 관련해선 헌법에도 명시돼 있기 때문에 원격 회의 및 표결은 위헌 소지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원격 회의를 도입하더라도 여야 간 합의한 수준에서 운용할 것”이라며 “무리하게 추진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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