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2000억원 유증하는 신한금융…"당장 효과 없다"[이슈+]

입력 2020-09-07 10:03   수정 2020-09-07 10:21



신한금융지주가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잇단 인수합병(M&A)로 인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향후 해외 진출을 위한 전략적 투자자를 만들기 위해서다. 여의도 증권가(街)에서는 회의적인 반응이다. 단기적으로 주주친화정책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주가에도 부담이기 때문이다.
어피너티·베어링PEA로부터 1조2000억원 투자금 유치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 4일 이사회를 열고 1조1582억원 규모 제3자 배정 보통주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BPEA)가 증자 배정 대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 가능성에 따른 손실흡수 능력을 키우고, 그룹 중장기 성장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자본 여력을 확보하게 됐다는 게 신한금융 측 설명이다.

신한지주는 또 글로벌 사모펀드와 협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글로벌 시장과 자본시장 분야에서 다양한 제휴와 공동 투자의 기회를 만들어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사회에서는 코로나19가 완화되면 추진 예정인 중간배당, 자기주식취득과 소각, 내부 관리 수준 보통주비율 등을 포함한 그룹 중장기 자본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로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을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경기가 회복될 때 자본여력을 활용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증가한 자본을 활용해 수익을 개선하고 주주 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도록 주주환원 시기 등을 다변화 하겠다"고 말했다.

증권街 "단기 주가 부담·향후 청사진 봐야"…목표주가 줄줄이 '하향'
신한금융의 이번 유상증자를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장 유상증자를 할 필요가 있었냐는 반응이다.

신주 발행수가 기존 주식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점이 부담이라고 짚었다. 1조1582억원은 약 3913만주에 달한다. 유상증자 목적이 향후 계획에 맞춰져 당장 확인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점, 전략적 투자자 유치를 강조한 만큼 앞으로의 청사진을 내놔야 한다는 점 등도 부담 요인으로 꼽혔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기존 인수합병 등으로 보통주 자본 비율이 높아진 것은 증자로 보완했어야 했는지 아쉬움이 남는다"며 "이번 유증으로 발행되는 물량이 기존 주식에서 8.2%에 달해 단기적으로 주가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향후 성장의 결과물을 기대할 수는 있겠지만 당장 가시화된 성과는 없다"고 짚었다.

IBK투자증권은 신한지주의 목표주가를 기존 5만원에서 4만6000원으로, 메리츠증권은 3만8000원에서 3만6000원으로, KB증권은 기존 4만1000원에서 3만8500원으로 내려잡았다.

이날 오전 9시51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신한지주는 전날보다 350원(1.18%) 내린 2만9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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