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는 7일 4.33% 오른 13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월 코로나19로 주가가 폭락한 이후 최고가다. 작년 11월 기록한 52주 최고가(13만8000원)까지 4.15%만 남겨두고 있다. 이마트는 3분기 들어 25.59% 올랐다. 시장이 부진했던 이마트의 2분기 실적을 바닥으로 읽은 결과다. 여기에 정부가 올 추석을 ‘비대면 추석’으로 보내라고 권고한 것이 주가 상승 재료로 작용했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추석에 고향을 방문하지 않는 대신 고가의 선물을 보내는 수요가 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3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 판매 매출을 분석해 보니 전체 매출이 지난해 추석 대비 11%가량 증가했다. 특히 고가 선물인 한우세트가 같은 기간 25.6% 늘어났다.
‘집콕’ 추석은 할인점 매출 전반에도 긍정적이다. 연휴 기간에는 문을 닫는 식당이 많고 배달도 지연되기 일쑤다. 집에서 음식을 직접 해먹는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기간에 이마트 킨텍스타운, 은평점 등 주요 매장에 손님이 몰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마트의 온라인 판매 채널인 쓱닷컴(SSG) 수혜도 예상된다. 2분기 쓱닷컴을 통한 식품 거래액은 작년 동기 대비 54% 늘었다. 쓱닷컴은 적자를 내고 있지만 적자폭을 줄여가며 이마트의 미래 성장성을 보여주는 잣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쓱닷컴의 수익성 개선 속도가 빠르다”며 “물류센터 확장과 인력 확대 등 고정비 증가 부담이 있었음에도 코로나19로 인해 늘어난 수요가 이를 상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실적 기대도 있다. 이마트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올해 전망치 대비 69.6% 늘어난 2696억원이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쟁 업체의 긴축 영업으로 마케팅 부담이 줄고, 인건비 상승 사이클이 종료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도 덜었다. 이마트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0.9배 수준으로 코로나19 이전(13~15배) 수준보다 낮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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