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명가' 신세계그룹의 깊어지는 고민

입력 2020-09-08 08:10   수정 2020-09-08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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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월 08일(08:10) '모바일한경'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모바일한경 기사 더보기 ▶



(김은정 마켓인사이트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서 자유로운 기업은 없을 겁니다. 대기업그룹 소속이라도 상황은 다르지 않습니다.

국내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한국기업평가는 코로나19로 인한 고민이 상대적으로 더 큰 그룹으로 신세계그룹을 꼽았습니다. 사실 신세계그룹은 온라인과 코로나19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신세계그룹은 소매유통 부문이 전체 매출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신세계그룹의 주력 사업은 지난해 기준 매출의 81%를 차지하고 있는 소매유통업이죠. 할인점 사업을 하는 이마트와 백화점 사업을 하는 신세계가 핵심 계열사랍니다.

소매유통업 외 사업은 소매유통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라고 봐도 좋습니다. 소매유통업을 하는 계열사를 유통망이나 주요 매출 기반으로 삼고 있답니다.

하지만 2010년대 중반 이후 백화점과 할인점 성장이 둔화하고 있습니다. 물론 2017년 이후 신사업인 면세점의 사업 확장과 화장품 사업을 중심으로 한 패션 사업의 호조, 자체 식품 제조·유통 사업 강화에 따른 음식료 사업 매출 성장 덕분에 2016~2019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10%를 기록했습니다.

문제는 소비 패턴의 변화입니다. 소비 패턴이 온라인 위주로 빠르게 바뀌면서 신세계그룹의 이익 규모가 빠르게 줄기 시작했습니다. 집객 능력 유지 목적의 가격 할인과 마케팅 확대가 이어지면서 신세계그룹에서 이익 기여도가 큰 할인점 실적이 나빠지고 있는 것이죠.

올 들어선 코로나19에 따른 국가 간 이동 제한과 다중이용시설 출입 제한 조치로 소매유통과 호텔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했습니다. 주력 계열사의 합산 영업손익은 적자를 나타냈고요.

신세계그룹은 현금창출능력을 웃도는 투자 지출에도 차입부담을 제어하고 있습니다. 신세계그룹은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연간 1조원을 넘어서는 투자를 집행하고 있답니다. 점포 구조조정과 보유 자산 매각, 재무적 투자자 유치를 동시에 진행해 투자 자금을 마련한 덕분에 신세계그룹 전반의 순차입금은 6조원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죠.

올 들어서도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현금창출 규모가 줄었지만 마곡 부지와 금융 자산 매각 덕분에 올 6월 말 기준으로 주요 계열사의 합산 순차입금(리스부채 제외)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조원가량 감소했답니다.

하지만 현금흐름은 그리 좋지 못합니다. 순영업현금흐름(NCF)이 정체된 가운데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면서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거든요. 할인점 등 주력 사업의 수익성이 저하되는 가운데 온라인몰 매출 증가로 재고자산 부담이 확대됐습니다. 순영업현금흐름 규모는 1조1000억원에서 정체돼 있죠.

한국기업평가는 "중장기 성장 계획에 기반해 2014년부터 연간 1조원을 상회하는 투자가 진행되면서 잉여현금흐름(FCF)의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며 "올 상반기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운전자본투자와 자본적지출을 축소했지만 영업현금흐름 감소로 마이너스(-) 잉여현금흐름이 이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으로 전망도 그리 밝지 않습니다. 한국기업평가는 "코로나19로 올해 실적 저하가 불가피하다"며 "향후 비우호적인 사업 환경이 실적 회복 폭을 제한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와 관련 배인해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당초 예상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중단기 실적과 재무구조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코로나19 진행 상황에 따른 실적 변화를 중점적으로 관찰하는 동시에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재무부담 통제 여부를 점검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4월 이마트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종전 AA+에서 AA로 낮추기도 했답니다.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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