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아들 서모(27)씨의 검찰 수사에 대해 보고받지 않겠다고 7일 밝힌 가운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원래 법무부 장관은 개별사건에 대해 보고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추 장관의 기사를 공유하며 "바보 아냐? (추 장관은) 자신이 검찰총장이라고 착각한 듯"이라며 "법무부장관은 개별사건에 대해 보고를 받지 못하게 규정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애초에 자기 권한에도 없는 일을 안 하겠다는 건 또 무슨 맹구 같은 소린지"라고 했다. 현행 검찰청법 8조엔 '법무부 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고 규정돼 있다.
진 전 교수는 "하여튼 이 무개념이 이분의 매력"이라며 "그러는 사이에 사건은 1라운드 휴가연장 청탁, 2라운드 올림픽 통역관 파견 청탁을 거쳐, 3라운드 부대배치 청탁으로까지 비화한 상태"라고 몰아붙였다.
그러면서 "앞으로 몇 라운드까지 이어질까. 이분도 결국 조국의 뒤를 따라가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앞서 서씨의 군 복무 시절 '특혜 휴가' 의혹 등으로 사퇴 요구에 내몰린 추 장관은 이날 그간의 침묵을 깨고 '아들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동부지검 수사팀의 수사 관련 보고를 앞으로도 받지 않을 것이며, 검찰개혁도 흔들림 없이 추진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추 장관의 아들 관련 논란은 지난해 12월 말 추 장관이 아들 서모씨가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 미2사단지역대 소속 카투사로 근무하던 2017년 6월 휴가를 나왔다가 복귀하지 않는 일이 발생하자 추 장관 측이 외압을 행사해 이를 무마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시작됐다.
당시 추 장관은 강력하게 부인했지만, 아들의 군 생활을 둘러싼 의혹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추 장관의 보좌관이 군부대 관계자에게 전화해 휴가 연장을 문의했다는 폭로가 나온 데 이어 전날엔 서씨를 평창동계올림픽 통역병으로 선발해달라는 청탁이 군에 들어왔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그간 추 장관은 국회 상임위원회 등 에서 아들과 관련한 의혹이 거론될 때마다 "소설을 쓰시네", "검찰이 지금이라도 당장 수사를 하면 될 일"이라며 발끈하며 부인했다.
다만 추 장관의 부인에도 의혹은 풀리지 않고 오히려 불씨만 더 키운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야당이 추 장관에 대한 사퇴 요구를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나서면서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특혜성 황제 군 복무'는 조국의 '아빠 찬스' 데자뷔"라며 추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