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연세대학교가 전세계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한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한 기관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특허분석 전문회사인 쇼바야시국제특허상표사무소에 의뢰해 1995~2018년 전세계에 출원된 코로나 관련 특허를 분석한 결과 13건의 특허를 보유한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전세계 1위였다. 스위스 로슈(9건)와 화이자(8건)와 같은 세계적인 제약회사는 물론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8건), 하버드대학(6건) 등 유수의 연구기관보다 많은 특허를 보유했다.
연세대학교도 8건의 코로나 관련 특허를 보유해 공동 3위에 올랐다. 일본은 10위권내에 든 연구기관이나 제약사가 없었다. 5건의 관련 특허로 12위에 오른 오사카대학 스타트업(신생 벤처회사) 제노미디아의 순위가 가장 높았다. 로슈와 화이자, 존슨앤드존슨과 같은 글로벌 제약회사와 생활용품 회사들은 스타트업이 개발한 특허를 사들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국가별 순위에서도 한국은 84건의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특허를 보유해 282건의 미국에 이어 2위였다. 일본(66건)과 중국(63건), 러시아(31건), 영국(21건), 독일(11건) 등의 순이었다.
이 신문이 집계한 특허 순위는 중증호흡기증후군(사스)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등 인간에게 전염되는 코로나 바이러스 7종을 모두 포함한 것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허만 집계한 순위는 아니다.
우리나라 연구기관이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특허를
전세계적으로 많이 보유한 것은 사스와 메르스를 겪으면서 연구를 축적해 온 덕분으로 분석된다.
다른 질병에 비해서는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특허가 극히 적었다. 사람에게 전염되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해 지난 23년간 출원된 특허는 650건으로 3만8000건 이상인 알츠하이머나 2만건 이상인 에이즈 관련 특허의 5% 수준이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연구 실적이 극히 저조한 것은 대형 제약회사들이 투자금 회수가 어렵다는 이유를 내세워 연구개발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모리카와 노리유키 쇼바야시국제특허상표사무소 변리사(약학박사)는 "바이러스치료약과 백신은 신약이 개발되면 상황이 종료돼 수요가 감소하는데다 만성질환에 비해 투여기간도 짧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와 같이 전세계적으로 확산한 바이러스 치료제의 경우 특허권을 행사해 치료약 가격을 높이기가 인도적인 차원에서 쉽지 않기 때문에 투자금 회수가 더욱 힘들다는 설명이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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