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SK이노 '배터리 동맹' 강화…리스·재활용까지 내다보고 협력

입력 2020-09-08 17:14   수정 2020-09-09 00:55

현대·기아자동차와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8일 발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7월 ‘배터리 회동’을 한 뒤 나온 구체화된 첫 협력 방안이다.

두 회사는 △리스 및 렌털 전기차 배터리 판매 △배터리 관리 서비스 △배터리 재사용·재활용 등에서 우선 협력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기아차의 주요 배터리 공급사다. 현대차 체코공장에서 생산하는 코나EV 모델과 기아차 니로EV 모델에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들어간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1차 배터리 공급사도 SK이노베이션이다.

두 회사는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에서 한발 더 나아가 관리·재사용 등의 분야에서 포괄적으로 협력할 계획이다. 특히 폐기된 배터리를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자원 선순환 체계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전기차가 많이 팔릴수록 배터리 폐기물 문제가 부각될 수 있어서다. 재사용·재활용을 사전에 고려한 최적의 배터리 설계 및 제조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기아차의 전기차 모델 니로EV에 장착되는 배터리를 수거해 검증하는 ‘실증 협력관계’를 이번 협약에 앞서 구축했다. 자동차 배터리로 다시 사용하기 어려울 경우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다른 용도로 쓰거나, 자동차 배터리로부터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의 소재를 추출하는 사업 모델을 개발 중이다.

배터리 사업 협력은 다른 분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그룹 내 관계사와 SK그룹 관계사들이 추가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지영조 현대차 전략기술본부장(사장)은 “이번 협약이 친환경 전기차 보급 확대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는 “배터리 전후방 밸류체인에 걸쳐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등 궁극적으로 그린 뉴딜과 미래 모빌리티산업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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