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가계대출 11조7000억원 '최대'…'영끌'에 기타대출 5조원↑

입력 2020-09-0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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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11조7000억원 늘면서 급증세를 이어갔다. 주식투자와 주택 및 생활자금 용도로 기타대출이 증가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8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가계 대출은 전월보다 11조7000억원 증가했다. 매년 8월 증가액만 비교할 경우, 2004년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지난달 기타대출이 급증한 영향이 컸다. 기타대출은 5조7000억원 늘었다. 지난 6월과 7월 증가세는 3조1000억원, 3조7000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증가 규모가 커졌다. 8월 기타대출은 2004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세로, 이전 최대치는 2018년 10월(4조2000억원)이었다.

이는 주택 구입을 위해 신용대출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로 활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수도권 분양 입주가 많아지면서 신용대출 수요도 늘었다. 또 최근 공모주 청약을 위해 증거금으로 신용대출을 활용한 투자자들도 많았다. 지난 1~2일 카카오게임즈 일반 투자자 공모주 청약엔 58조원의 증거금이 유입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윤옥자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과장은 "최근 공모주 청약으로 증거금 납입 위한 수요와 상장 주식 매수하기 위한 증시자금 유입이 많았던 점이 작용했다"며 "8월은 휴가철로 가계 자금 수요가 높은 편이고, 재난지원금이 소진되면서 생활자금 수요도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주택담보대출도 다시 증가세를 나타냈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은 주택 매매와 전세 관련 자금수요로 6조1000억원 증가했다. 지난달 전세자금대출은 3조4000억원으로 7월(2조7000억원)보다 늘었다.

9월엔 가계대출 증가세가 8월보다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옥자 과장은 "9월 말엔 추석 상여금이 유입되면서 신용대출 증가세가 축소되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가계대출에 영향을 주는 부분이 주택자금, 증시자금, 생활자금 등 여러 자금수요가 맞물려 있어 정확하게 파악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기업대출 증가규모는 '축소'…중소기업대출은 증가세
반면 기업 대출은 증가규모가 축소됐다. 8월 기업 대출은 전월 대비 5조9000억원 늘었다. 7월(8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크게 감소한 것이다. 대기업대출은 기업들의 운전자금 및 유동성 확보 수요 둔화 등으로 감소 전환했다.

반면 중소기업대출은 중소법인·개인사업자의 대출수요 및 정책금융기관 등 금융지원이 지속되면서 6조1000억원으로 증가세가 이어졌다.

회사채는 계절적 발행물량 감소 등으로 순발행 규모가 1조원을 기록했다. 7월(1조5000억원) 대비 소폭 줄었다. 주식 발행규모도 6000억원에 그쳤다.

8월 중 은행 수신은 8조3000억원 증가했다. 수시입출식예금은 기업자금 및 지방정부 교부금 유입으로 14조2000억원 늘었고, 정기예금은 예금금리 하락 영향에 3조8000억원 감소했다. 전달 대비 감소 폭은 줄었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3000억원 증가하면서 증가 규모가 축소됐다. 국고여유자금 회수 등으로 머니마켓펀드(MMF)는 2조3000억원 감소했다.

채권형 펀드는 2조5000억원 증가했고, 주식형 펀드는 1조3000억원으로 줄면서 감소세가 지속됐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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