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강압적 수사에 문제를 제기한 변호인에 대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것을 두고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찬희·사진)가 '불법적 탄압'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9일 대한변협은 성명서를 통해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변호인에 대한 불법적인 탄압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인한 경찰의 권한 강화가 혹시 또 다른 인권침해를 불러오는 게 아닌지 심각한 우려가 든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경찰의 강압 수사를 언론에 제보한 최정규 변호사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변협은 "경찰은 강압 수사에 대한 반성은 커녕 변호인의 공익제보를 문제 삼았다"며 "이는 현 정부의 공익제보 활성화 방침에 정면으로 반하는 결정이자, 우리 사회의 풀뿌리 감시기능을 무력화시키는 수사기관의 폭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 "수사 절차 상의 문제점을 정당하게 지적한 변호인에게 보복성 수사를 하는 경찰이 국민들에게는 어떠한 권한을 남용할 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피의자에 대한 강압수사를 자행하고,이를 지적하는 변호인까지 억압하는 경찰이 인권경찰에 해당하는 지 묻고 싶다"며 "경찰은 국민에 대한 강압수사와 변호사의 변론권 침해를 즉시 멈춰야 하고 인권경찰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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