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과 테슬라 CEO, 독일서 첫 만남
-전기차 산업 방향 논의 및 제품 시승
-서로 제휴를 통한 양사의 발전은 NO
내연기관과 전기 파워트레인을 각각 대표하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 수장이 한자리에서 만났다. 현지 시각 5일 폭스바겐 헤르베르트 디스 CEO와 테슬라 엘론 머스크 CEO가 독일에서 만나 전기차 산업 방향을 논의하고 제품 시승 등을 통해 우호를 다졌다.
이번 만남은 엘론 머스크의 독일 방문 중 깜짝 제안으로 이뤄졌다. 머스크 CEO는 지난 3일부터 독일 베를린을 시작으로 주요 거점을 다니며 유럽 시장 확대 계획을 모색 중이다. 이미 레터 알트마이어 경제장관 등을 만나 기가팩토리 건설에 대한 독일 정부의 지원을 약속받은 상황이다. 또 모델 Y 생산에 관한 부품 협력사 논의도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일정을 마친 뒤 머스크 CEO는 독일 브라운 슈바이크로 이동해 폭스바겐 헤르베르트 디스 CEO를 만났다. 또 공항에서 폭스바겐이 만든 양산형 전기차 ID.3와 ID.4를 직접 시승하며 느낌을 공유하기도 했다.
양측은 이번 회동에 대한 목적과 함께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주요 외신들은 전반적인 전기차 산업의 방향과 시장을 키우기 위한 제조사의 고심이 대화에 담겼을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디스 CEO는 최근 전기차에 대한 테슬라의 접근 방식을 극찬하며 기업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 바 있다. 또 머스크 CEO 역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주름잡는 폭스바겐이 만든 전기차와 전략에 대해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수장이 공식적으로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심지어 경쟁사 CEO에게 차를 직접 운전하게 하고 제품을 선보이는 게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그만큼 양사가 기술 제휴나 협업에 관련해서 논의되지 않았을까 추측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폭스바겐은 디스 CEO가 직접 나서 입장을 밝혔다. 테슬라와의 관계강화나 협업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것. 단순히 머스크 CEO의 독일 방문 중 우연히 성사된 자리이며 플랫폼이나 배터리 등 전기차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에 대한 언급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함께 서로의 제품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가능성도 낮다며 각자의 자리에서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기차 발전을 위한 두 기업 수장의 만남은 별다른 성과 없이 헤프닝으로 끝나는 모양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전체적인 판을 키우기 위해서는 영향력이 큰 두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협업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한편, 테슬라 모델 Y와 폭스바겐 ID.4는 각각 2022년 출시해 유럽시장에서 맞붙을 전망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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