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올 들어 결혼이 급격하게 줄고 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결혼식이 방역 수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감안해 예식을 미루는 사례가 많아져서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50인 이상 집합이 전면 금지되면서 이 같은 흐름은 더 강화되는 모습이다.
9일 통계청 인구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혼인 신고 건수는 10만928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 줄었다. 1981년 집계 이후 상반기 기준으로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기간별로 보면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된 2분기 혼인이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2분기 혼인 건수는 5만1001건으로 1년 전보다 16.4% 감소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4월과 5월엔 전년 동월 대비 21%가량 혼인이 줄었다.
2분기 기준으로 인구 1000명당 혼인율은 남녀 모든 연령대에서 줄었다. 특히 혼인 적령기인 남성 30~34세, 여성 25~29세의 혼인율이 가장 크게 감소했다.
올해 결혼이 급감하면서 이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악 수준인 출산율이 추가로 감소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6월 전국 출생아 수는 14만266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만8425명) 대비 9.9% 감소했다. 이 역시 1981년 관련 통계를 수집한 이래 최소 기록이다.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추정되는 합계출산율은 2분기 기준 0.84명으로 1분기(0.90명)보다 적었다. 전년 동기에 비해서도 0.08명 감소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올해 결혼이 대거 미뤄진 것을 감안하면 내년 통계에서는 이보다 더 심각한 ‘출생아 절벽’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올해 말 처음으로 출생아 수가 30만 명 밑으로 떨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올해 다소 반등할 것으로 예상됐던 출산율이 코로나19로 인해 감소하는 모습”이라며 “내년에는 최악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강진규/정지은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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