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 연구팀이 개발하는 코로나19 백신(AZD1222) 임상 2·3상 시험이 중단됐다. 이들은 3만 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중 임상 마지막 단계인 3상에 진입한 것은 9개다. 이 중 임상이 중단된 첫 사례다.
AZD1222는 침팬지에게 감기 등을 일으키는 아데노바이러스를 운반체로 활용한 백신이다. 바이러스가 세포를 감염시키는 원리를 이용하기 때문에 백신을 투여한 뒤 면역 관련 부작용이 생길 위험이 있다. 지난해 존슨앤드존슨이 개발한 에볼라 백신도 아데노바이러스를 이용한 백신이다.
영국에서 이 백신 임상에 참여한 사람 중 한 명에게 척수염이 생겼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척수에 염증이 생기는 척수염은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된 뒤 몸속에서 만들어진 항체가 정상 세포를 공격해 주로 생긴다. AZD1222 때문에 척수염이 생긴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확보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보건복지부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스트라제네카와 함께 AZD1222 생산의 일부를 국내에서 맡고 이 중 상당수를 국내에 공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원인, 심각성 등을 파악해 제조 참여 계획에 대한 부분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AZD1222 생산기술을 이전받고 있다. 임상 시료 생산도 시작했다. 최악의 상황이 돼 AZD1222 개발이 실패로 끝나더라도 다른 백신 생산을 맡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적으로 백신 생산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미국 노바백스와도 코로나19 백신 수탁생산(CMO) 계약을 맺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속도보다 안전에 집중하겠다는 제약사들의 공동성명도 나왔다. 사노피, 아스트라제네카 등 9개 회사는 “대규모, 고품질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된 뒤에만 백신 승인을 신청하겠다”고 서약했다.
이지현/김우섭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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