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철원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런 내용을 담은 ‘애널리스트 보고서의 정보력에 대한 연구’ 논문을 최근 한국증권학회를 통해 발표했다. 애널리스트는 기업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전달하는 중개자일 뿐 아니라 자신만의 분석을 통해 정보와 의견을 제시하는 생산자로서의 역할도 수행한다. 애널리스트 보고서가 특정 종목 주가에 상당한 영향(정보효과)을 미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에 양 교수는 2009~2018년 나온 약 5만 개의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추천의견 변경과 목표주가·이익전망치 변화율은 물론 텍스트에 담긴 어조(톤)까지 변수로 구성한 뒤 수익률과의 관계를 검증했다. 수익률은 보고서 발표 당일과 전후 2일씩 총 5일간의 누적초과수익률(개별 주가상승률에서 시장 평균 상승률을 뺀 값)을 사용했다.
우선 애널리스트가 추천의견을 매도에서 매수로 바꾸는 등 상향할 경우 0.98%의 누적초과수익률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하향 시 수익률은 -1.49%였다. 목표주가도 상향할 경우 0.84%, 하향 시 -0.31%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시장이 유의미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주당순이익(EPS) 등 이익전망치 조정은 유의미한 수익률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목표주가 상향에 따른 수익률 상승 효과는 목표주가와 현재 주가의 차이(괴리율)가 작을수록 크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목표주가 괴리율 변수와 수익률 간 유의미한 음(-)의 관계가 관찰됐다. 목표주가와 현재 주가 간 차이가 커질수록 투자자들이 목표주가의 신뢰성을 의심하기 때문으로 논문은 해석했다. 이렇게 괴리율이 낮은 상황에서 목표주가의 변화율이 클수록 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었다.
양 교수는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볼 때 단순히 목표주가 변화율만 보지 말고 현재 주가와의 괴리율을 함께 따져보면 보다 가치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같은 애널리스트 보고서의 정보효과는 해당 종목이 소규모 기업이고 커버하는 애널리스트 수가 적을수록 강하게 나타났다. 시장에서 생성되는 정보가 적으면 정보 비대칭 현상에 따라 애널리스트 보고서의 가치가 커지기 때문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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