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역대 최저금리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발행했다. 유로화 표시 외평채는 사상 첫 마이너스 금리로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기획재정부는 14억5000만달러 규모의 외평채를 발행했다고 10일 발표했다. 통화별로 보면 10년 만기 미국 달러화 표시 외평채 6억2500만달러와 5년 만기 유로화 표시 외평채 7억유로다.
10년물 달러채 발행금리는 1.198%다.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에 0.5%포인트(50bp)를 더한 수치다. 미 국채금리 하락 등으로 과거 달러화 외평채 금리보다 낮다. 10년물 달러 외평채 금리는 2017년 2.871%, 2018년 3.572%, 2019년 2.677% 수준이었다.
가산금리도 과거 달러화로 발행한 동일 만기 외평채 중 가장 낮다. 2017년과 2019년 외평채 가산금리는 0.55%포인트(55bp)였다
5년물 유로채 금리는 비유럽국가의 유로화 표시 국채 중 최초의 마이너스 금리로 발행됐다. 유로채 금리는 5년물 유로 미드스왑에 0.35%포인트(35bp)를 더한 -0.059%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정부가 채권투자자들에게 이자는 전혀 지급하지 않으면서 채권발행시 200만유로의 프리미엄을 포함해 7억200만유로를 받고 5년후 만기 시에 7억유로만 상환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썼다.
정부는 해외 투자자들의 수요가 많아 사상 최저 금리로 발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10년물 달러채는 최대 50억달러, 5년물 유로채는 최대 50억 유로 이상의 투자자 주문이 접수됐다.
정부는 당초 각각 5억달러, 5억유로의 외평채를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주문이 몰리자 발행 규모를 늘렸다.
기재부는 "전반적인 투자자 구성은 중앙은행과 국부펀드 등이 높은 투자 비중을 차지했고, 기존 한국물 투자가 많지 않았던 유럽과 중동 투자자가 다수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외평채의 발행은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 미·중 갈등 등으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해외투자자들의 한국 경제에 대한 굳건한 신뢰를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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