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또 한 번 회사채시장에서 고배를 마셨다. 매수주문이 모집액의 10%에 그칠 정도로 투자자들의 반응이 싸늘했다. ‘A-’등급 이하 회사채 발행시장의 냉랭한 분위기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3년 만기 회사채 1000억원어치를 발행하기 위해 이날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10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오는 데 그쳤다. 이번에 팔리지 않은 채권은 주관사인 삼성증권과 인수단인 산업은행이 나눠서 사들일 예정이다.
지난 7월에 이어 또 한 번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대규모 미매각이 발생했다. 대우건설은 두 달 전에도 1000억원어치 채권 발행에 나섰지만 투자수요는 550억원에 그쳤다. 이 회사의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일곱 번째로 높은 ‘A-’다. 국내 주요 기관들의 회사채 투자 마지노선에 해당하는 등급이다.
침체된 비우량 회사채 발행환경이 쉽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날 청약경쟁률이 0.1대1에 그친 두산을 비롯해 한진, 현대일렉트릭, AJ네트웍스 등 신용등급 A- 이하 기업들이 연이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목표금액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기업 실적 악화 우려로 기관들이 투자를 꺼리고 있는 탓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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