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WP)와 CNN방송은 10일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사진)에 담긴 내용을 입수해 보도했다. 오는 15일 발간될 예정인 이 책은 우드워드가 작년 12월부터 지난 7월까지 18차례에 걸쳐 트럼프와 한 인터뷰를 토대로 하고 있다. 김정은에 대한 트럼프의 평가와 두 사람이 주고받은 친서, 2017년 ‘화염과 분노’ 당시 긴박했던 백악관 상황 등을 담고 있다.
트럼프는 김정은과의 회담에 대해 “만남은 큰 거래였다”며 “나는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작년 2월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을 ‘노 딜’ ‘실패’로 보는 국제사회의 평가를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우드워드는 두 정상 간의 친서 27통을 확보했고, 이 중 25통의 내용은 보도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두 정상 사진을 실은 뉴욕타임스 1면 기사 사본에 “멋진 사진이고 훌륭한 시간이었다”고 적어 김정은에게 보내기도 했다.
김정은은 친서에서 “판타지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나와 각하의 또 다른 역사적 회담을 희망한다”며 대화 재개 가능성을 내비쳤다. 트럼프와의 회담에 대해선 “우리의 깊고 특별한 우정이 어떻게 마법의 힘으로 작용할지를 잘 보여주는 소중한 추억”이라고 썼다.
우드워드는 “김정은의 아첨에 완전히 넘어간 트럼프는 김정은이 자신을 ‘각하’라고 불렀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또 2018년 싱가포르 1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을 처음 만났을 때 그가 매우 영리해 보여 놀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는 2017년 북한과 전쟁 일보 직전까지 갔던 상황을 회고하면서 “나는 과거 이 나라에서 아무도 갖지 못한 핵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북한과 전쟁이 벌어졌다면 비밀리에 개발한 핵무기를 사용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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